교과서를 믿지 마라! - 아이들과 교사를 바보로 만드는 초등 교과서의 비밀
초등교육과정연구모임 지음 / 바다출판사 / 2011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작년 아이를 처음 초등학교에 입학시키고... 1학기는 그 설렘으로 지냈다. 이미 한글과 간단한 수 연산은 익히고 들어가서 나나 아이도 그저 즐기며 등교를 했을 뿐 전혀 걱정 같은 것은 하지 않았다. 그리고 여름 방학. 교과서를 받아들고는 굉장히 놀랐다. 1학기와 2학기의 간극이 너무 크다고 생각됐기 때문이다. 우리 학교는 2학기부터 기말 고사가 있어 시험까지 겹쳐지니 다소 긴장했던 학기였던 것 같다. 그래도 1학년까지는 이미 알던 내용이 많아 수월했다. 

이제 2학년... 우린 아주 힘든 한 학기를 보냈다. 수학 교과서는 내가 문제를 읽고도 이해하지 못하는 문제들이 존재했고 나조차 정답에 확신이 서지 않는 문제들도 간혹 있었다. 수업이 재미없을까봐 선행을 하지 않은 것을 어찌나 후회했는지.... 중간, 기말 고사가 사라져도 "성적표"가 나오는 수시평가가 다달이 진행되고 단원평가까지 합하면 일주일에 2번은 시험을 보는 셈이다. 아이는 사실 수학 수업 따라가기를 힘들어했다. 공부 좀 한다는 우리집 이야기이다. 그러니... 학급 대다수의 아이들은 어땠을까.. 

<<교과서를 믿지 마라!>>는 2009년부터 아이들이 배우고 있는 새 교과서에 대해 낱낱이 파헤치고 있다. 우선 각 학년별로 이 교과서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일일이 과목별로 설명하고 있다. 교과서를 한 번이라도 들춰본 학부모라면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그리고 저절로 화가 날 거다. 도대체 이런 말도 안되는!!! 하면서. 

교과서 뒤에 첨부된 스티커와 각종 첨부 자료들은 장식에 불과하다. 처음 그 자료들을 보면 "우와~ 요즘 교과서 이렇게 재미있게 나와?" 싶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 지금까지는 그냥 "도대체 왜?"하고 뭉뚱그려 느꼈던 의문들이 이 책의 설명으로 이제서야 그 정체를 알게 되었다. 아이들이 쓰기를 죽기보다 더 싫어하는 이유, 덧셈하는 과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이유 등을 말이다. 나라에서 엄선된 훌륭한 선생님들께서 몇 년을 모여 힘들게 만드신 교과서인 줄 알았는데... 얼마나 졸속으로 만들어졌는지를 이 책을 통해 알게되니... 정말 기가 막힐 뿐이다. 

여름방학과 동시에 2학기 교과서를 받았다. 또 한숨만 나온다. 왜 2학년 아이들이 벌써 분수를 배워야 하는지... 자꾸만 어려워지는 교과서가 도대체 뭐가 좋은 걸까. 세계에서 수학을 가장 잘한다는 타이틀을 놓치지 않으려 함인가? 그럼 5%가 아닌 95%의 아이들은 저절로 포기하게 되지 않을까? 가슴이 답답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