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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라트비아인 ㅣ 매그레 시리즈 1
조르주 심농 지음, 성귀수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5월
평점 :
품절
"뚝심"... <<수상한 라트비아인>>을 읽고난 후 메그레 반장의 이미지로 생각 난 단어이다. 그가 아니었다면 미궁으로 끝났을 사건들. 하지만 메그레 반장은 자신이 생각하는대로 추리하고 조사하고 파헤친다. 그의 뚝심은 그저 사건을 밝혀내려는 그 의지만을 가르키는 건 아니다. 그 과정 속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수사(특히 잠복수사)를 보면 저절로 이해가 된다.
프랑스에서 가장 사랑받는다는 추리소설 작가 "조르주 심농"의 메그레 반장 시리즈가 출간되었다. 콤팩트한 사이즈와 더없이 단순한 이미지의 표지가 참 잘 어울린다. 메그레 시리즈의 그 첫번째 사건은 온 유럽을 돌아다니며 두문불출하고 절대 잡히지 않는 "수상한 라트비아인"에 대한 사건이다. 요즘처럼 팩스나 인터넷 등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 메그레 반장에게 수상한 라트비아인에 대한 인상착의가 적힌 비밀 전보가 도착한다. 약 32세, 165센티미터 정도... 그에 대해 정확히 알려진 사실은 없으나 얼굴에 대한 묘사는 자세하다. 그가... 파리로 오고 있다.
요즘의 추리 소설은 "묘사"보다는 사건 진행에 더욱 초점을 맞춘다. 때문에 묘사 하나하나에 집중하며 읽어야 하는 이 책에 적응하기가 처음에는 좀 힘들었다. 하지만 이것들이 쌓이고 쌓이면 사건을 풀어낼 수 있는 열쇠가 되기도 한다. 그렇지 않다면... 그저 책에 끌려다닐 뿐.
라트비아인이 타고 온 열차에서 내린 라트비아인을 매그레 반장이 목격한다. 하지만 곧 살인사건이 일어났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 피살자 또한 라트비아인과 인상착의가 무척 같다. 진짜 라트비아인은 누구일까! 지금부터는 잠복수사 혹은 미행이 있을 뿐이다. 여기서부터가 매그레 반장의 장점이 잘 드러나는 부분이다. 곳곳에 형사드을 심어놓고 자신의 추리대로 이들이 누구인지, 왜 이곳에 왔는지를 서서히 밝혀나간다.
이 소설이 과연 추리 소설일까 싶다. 물론 전체적으로 사건이 일어났고 매그레 반장은 사건을 해결하며 범인을 밝혀내지만 그 과정 속에서 매그레 반장이 추리하고 사건을 해결하는 방법이 눈에 띈다. 그저 범인을 밝혀내기 위해서가 아닌, 사건의 전모를 밝히기 위해 "수상한 라트비아인"에 대한 모든 것을 알고자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건이 해결되어 밝혀지는 것은 그들의 "삶"이다. 살해 동기인 "왜"에 해당하는 부분. 때문에 사건 해결의 결과는 "법"보다는 "진실"쪽으로 흐른다. 아마도 그런 부분이 매그레 반장의 매력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