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라는 아기 펭귄은 태어날 때 아빠의 눈 앞에 고래가 나타나 아름답게 헤엄치다 사라져서 붙은 이름이래요. 황제 펭귄의 무리 리더인 아빠가 숭배하는 고래와 같은 이름이지만 고래는 사실 용기도 없고 겁도 많은 아기 펭귄입니다. 훈련 대장이 훈련시키는 것을 모두 따라할 수는 없지만 고래는 "생각"만큼은 누구보다 많아요. 어느 날, 고래는 큰새 할아버지를 만나게 됩니다. 그가 들려주는 모험담은 고래의 생각을 더욱 깊게 만들지요. 큰새 할아버지가 했을 모험을 마치 자신이 떠난 양 상상하곤 하거든요. 그런 고래를 다른 펭귄들은 이상하게 생각합니다. 고래의 생각은 점점 더 깊이 빠져들죠. 큰새 할아버지의 멋진 날개를 본 후, 자신도 날고 싶다고 생각하거든요. 펭귄이 날 수 있을까요? 다른 펭귄들은 모두 고래를 비웃습니다. 고래는 아주 특별한 펭귄이 되고 싶어요. 큰새 할아버지처럼 하늘을 날고싶기도 하고 큰새 할아버지가 들려주신 이야기 속의 페페처럼 멋진 여행을 하고 싶기도 합니다. 하지만 고래는 황제 펭귄이에요. 황제 펭귄들은 무리를 지어 살고 번식을 위해 자리잡았던 곳에서 아기들이 다 자라면 다시 남극으로 이동하죠. 그 이동 중에는 많은 어려움들이 도사리고 있고 때문에 이들의 결속력은 더욱 단단해져야 해요. 하지만 고래를 그런 그들의 습성을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헛된 꿈에 정신을 빼앗긴 네 녀석이 다른 펭귄에게 피해를 준다면 더 이상은 그대로 놔둘 수 없다!" "잘못은 인정하지만 제 꿈까지 헛되다고 하지 마세요."...63p <<날아라 고래>>는 아기 펭귄 고래가 자신의 꿈을 지니고 성장해가면서 무엇이 더욱 중요하고 가치있는 일인지를 배워가는 성장 동화입니다. 대를 위해 소를 희생시키는 리더 아빠를 이해할 수 없었던 고래가 개인 행동으로 자신의 꿈을 이루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한 무리를 위해 자신을 희생할 수 있는 가치를 중요시하는 아빠를 이해하게 되면서 한층 성숙한 모습으로 무리 속에 돌아옵니다. "너에겐 리더의 피가 흐르고 있다. 오만한 피가 아니라 무리를 위해 생존의 피를 흘릴 줄 아는 희생의 피가...... 자,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다. 때를 놓치면 다음 세대의 균형이 깨진다. 리더가 가르쳐 준 생존의 리듬은 준엄한 거다>"...109p 큰새 할아버지가 처음 고래에게 이야기해주었듯... 생명 자체가 특별한 존재입니다. 유난히 다른 사람과 다르게 보여서 특별하고자 하지 않아도 각자의 역할을 잘 수행하고 남을 위해 배려할 줄 아는 마음을 지닌 고래는 이미 훌륭하게 자라난 거죠. <<날아라 고래>>는 고래의 성장을 통해 감동과 교훈을 받을 수 있는 동화이지만 동시에 황제 펭귄들의 생태도 함께 알게 되는 동화입니다. 고래가 속한 무리를 쫓아 이들이 어떤 먹이를 먹고 어떻게 이동하며 어떤 적에게 위협받는지 동화 속에 녹아들어 있거든요. 날고자 하는 고래의 꿈이 아주 짧게나마 이루어진 모습은 정말 아름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