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어릴 때에는 곧잘 인형도 의인화 시키고, 장난감이나 학용품 등도 의인화시켜 상상 속의 놀이를 하곤 하죠. 그 무생물들이 정말로 사람처럼 말을 하건 하지 않건... 아이들은 조금 자라면 놀이와 현실을 구분하게 됩니다. 하지만 만약, 누군가가 계속해서 말을 걸고 함께 얘기하고 따라다닌다고 한다면? 아마도 모~든 부모들이 깜짝 놀라 병원에 데려갈지도 몰라요. <<쿨맨>>의 카이도 그렇답니다. 직장(연극)때문에 항상 바쁜 부모님과 나이 차가 있어 자신과는 함께 놀아주지 않는 누나 사이에서 항상 외로웠던 카이에겐 네 살 때부터 따라다니는 "쿨맨"이라는 존재가 있어요. 자라면서 이 존재를 얘기하면 깜짝 놀라시는 부모님 때문에 이젠 그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지만 말이지요. 보통 상상친구...하면 함께 즐겁게 놀아주고 외로움을 덜어주며 진짜 친구처럼 속내를 털어놓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만.... 쿨맨은 예외에요.ㅋ 언제나 엉뚱한 말을 하고 아이디어를 내놓아서 쿨맨의 말을 듣다가는 상황이 점점 악화되어 버리거든요. 책의 첫장면처럼 말이지요~. 이사를 자주 다녀서 금새 이별을 해야 하는 카이에겐 친구라고 할 만한 존재가 없어요. 하지만 이번 한 주는 쿨맨에게는 아주 화끈하고 재미난, 카이에게는 끔찍하면서도 정말 많~은 일이 있었던 한 주였지요. 부모님이 안계신동안 치러진 누나의 파티를 통해 같은 반 "짱"인 아이들과 느닷없이 친구가 되기도 하고, 관심을 보였던 레나와 친해질 수 있는 계기도 갖게 되었어요. 하지만... 언제나 엉뚱한 쿨맨이 항상 옆에 있는데, 카이의 미래가 밝기만 할까요?ㅋ 어쩌면 조금은 소심하고 우유부단한 카이 스스로 자신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만들어낸 존재가 쿨맨이 아닐까 싶습니다. 남들에게 쿨~해보이고 싶은 내면이 반영된거죠. 겉으로는 골치거리인 척했던 이 쿨맨은 아돌프 슈미츠씨를 만나며 조금 새로운 관계로 돌입하게 돼요. 슈미츠씨도 쿨맨처럼 슈퍼빌헬름이라는 존재를 데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거든요. 외로운 할아버지와 카이의 만남은 카이를 조금 성숙하게 했습니다. 자신에서 벗어나 다른 사람의 외로움을 이해하게 된 거죠. 비록 첫번째 여자친구 사귀기는 잘 안되었지만 카이는 이 한 주 동안 평소 자신이 두려워했던 것들(학교 짱들이나 벌거벗고 연기한 부모님, 자신도 벌거벗고 헤엄치기 등)을 의연하게 생각하게 되면서 한층 자라난 자신을 인식하게 됩니다. 중간 중간 만화가 돋보입니다. 이 만화는 이야기 속 쿨맨의 생각을 전달하고 있어요. 엉뚱하고 재미있는 이 쿨맨의 생각들은 책을 읽는 재미를 더해주죠. 그냥 평범할 수 있었던 일들을 다른 시각으로 보게끔 도와주기도 하고 번뜩이는 아이디어(별 소용은 없지만ㅋ)로 재미를 주기도 해요. 쿨맨의 존재가 진짜이든 아니든 쿨맨만 있다면 카이는 정말 심심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또~ 슈미츠씨가 쿨맨을 조종할 수 있는 비법도 알려준다니, 앞으로 카이의 생활은 훨~씬더 활력있어 질 것 같지 않나요? 고학년 아이들의 일상적인 고민과 생활을 아주 재미있게 풀어낸 작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