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상오단장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최고은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와카타케 나나미 여사의 "헌책방 어제일리어"에 대한 인상이 너무 좋았는지 "고서점"에서는 무언가 재미있는 일만 생길 것 같은 기대감이 생긴다. 사실 지금까지 읽었던 서점과 관련된 소설, 수필 등이 모두 재미있었다. 때문에 표지 가득 책장에 책이 꽂힌 <<추상오단장>>에 대한 기대감도 상당하다. 

안타깝게도 <<추상오단장>>은 고서점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다. 단지 등장인물이 그곳에서 일하는 것 뿐. 이 책의 주인공은 이야기를 이끌어가도록 돕는 단편소설(그것도 결말이 없이 독자들의 상상에 맡기는 리들스토리이다.) 다섯 편이다. 우화같기도 하고 심각한 철학적 주제를 지닌 듯도 보이는 이 단편소설은 누가, 왜 어떤 목적으로 써서 각기 다른 이들에게 보낸 것일까. 그리고 시간이 흐른 후 그 소설들이 말하는 "진실"은 과연 무엇일까. 

결말이 없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나는 그런 이야기들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내가 직접 그 주제에 대하여 생각하고 추론하고 결말을 이끌어내기엔 너무나 힘들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러한 결론에 도달하기 위해선 자신이 살아온 인생에 대하여 뒤돌아보아야 하기 때문일 수도 있고 그 모든 것을 까발리고 드러내야 비로소 당당히 결론을 말할 수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소설 속에선 이 이야기들이 결말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그 결말들은 과연 진실일까? 

<<추상오단장>>은 요시마츠의 정체된 삶과 맞물리며 몇십 년 전의 진실을 이야기 한다. 진실을 알고 있지만 절대 밝힐 수 없었던 저자의 "단장"을 담은 다섯 편의 소설은 그야말로 도저히 어찌할 수 없어 뱉어낸 "진실"이다. 다섯 편의 단편소설을 찾는 과정에서 요시마츠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자신을 돌아보며 진실에 한 발자국씩 다가간다.

"추리"해야 하는 대상이 뚜렷하지는 않지만 미스테리적 요소는 강하다. 교묘하게 숨긴 다섯 편의 단장이 지닌 진실을 찾아내는 것이 이 책의 포인트. 오묘하면서도 음울한 단편들과 이십이 년 전의 사건을 연결시키는 것이 꽤 흥미롭다. 단, 그것만이 최선이었을까...하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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