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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들 - 개정판
요시다 슈이치 지음, 오유리 옮김 / 북스토리 / 2011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전혀 다른 이들의 이야기 다섯 편을 모아놓은 연작 소설이다. 각각의 이야기만 따지자면 전혀 연관이 없을 것만 같은 이 이야기들 속에서 주인공들은 엄마를 찾아나선 가출한 형제를 각각의 삶 속에서 만나게 된다.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도쿄라는 대도시 속에서 그저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데에만 급급한 주인공들은 자신의 성격을, 직업을, 추억을 어쩌지 못해 그대로 껴안고 살아가고 있다. 좀 더 나은 삶을 모색하기보다는 그저 그 상태 그대로에서 벗어나지 못한채로 우울한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이다.
그런 와중에 만난 엄마를 찾아나선 형제는 주인공들에게 동정이 가지만 자신이 어찌 해줄 수도 없는 조금은 이색적인 만남이다. 그리고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그들을 끝까지 도와주지 않은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존재들이다. 때문에 앞의 네 편을 하나로 아우르는 다섯번째 이야기 <일요일들>은 형제가 자란 후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서 결국은 각자의 역할 속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음을 보여주는 듯하다.
"나쁜 일만 있었던 건 아니라고 노리코는 생각한다. 그래, 나쁜 일만 있었던 건 아니야."...216p
조금 힘든 나날이라면 월요일이 되자마자 일요일을 기다리는 때가 온다. 그만큼 일요일은 우리에게 휴식이며 편안함을 주는 하루이다. 팍팍하고 인정없는 대도시 속에서 하루하루 살아가는 데에 급급한 주인공들은 형제와 조우함으로서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어쩌면 작가는 힘든 삶에도 언젠가는 일요일같은 휴식이 언젠가는 찾아올 거라고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