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 왕자의 모험 레인보우 북클럽 24
로이드 알렉산더 지음, 김해양 옮김, 여미경 그림 / 을파소 / 2010년 11월
평점 :
품절


레인보우 북클럽 시리즈의 보라색 "Violet Book"은 SF와 판타지 이야기를 담고 있다. 분명 작가 이름은 서양 사람인데 표지는 동양적이라 그 간극이 주는 느낌이 무척이나 새롭다. "설화"에 관심이 많았다는 작가가 과연 동양의 의식을 잘 이해하고 펼쳐보여줄 수 있을지. <<젠 왕자의 모험>> 또한 중국의 설화와 오래된 소설 속의 이야기에서 비롯되었다는데 설화야말로 판타지이니 이 새로운 느낌의 책이 정말 궁금하다. 

'탕' 왕국의 왕궁에 한 노인이 나타난다. 우 대인은 타이 왕을 만나 '티엔쿠오' 왕국 이야기를 전해주며 그곳의 태평성대를 이야기해 준다. 뛰어난 '위엔밍' 왕이 얼마나 잘 다스리고 있는지. 타이 왕은 탕 왕국도 그렇게 다스리고 싶다고 하자 젠 왕자가 아버지를 대신하여 그곳에 가 천국같은 나라의 법을 배워 오겠노라 청한다. 자! 이렇게 젠 왕자의 모험이 시작되었다. 

 

위엔밍 왕에게 바칠 여섯 가지의 공물을 가지고 시종 마푸와 리광 장군과 부하들의 보호를 받으며 출발한 젠 왕자의 여행은 처음부터 쉽지가 않다. 엉뚱하고 뻔뻔한 노인을 만나 도와주기도 하고 성질이 나쁜 산적 나마에게 공물 중 하나인 칼을 빼앗기는 대신 목숨을 구하는 등 티엔쿠오 왕국으로 가는 길은 험난하기만 하다. 하지만 피리 소녀 '떠도는 달'과 충성을 맹세하는 목사를 만나는 등 그의 곁에는 그의 됨됨이를 보고 곁에 남는 이들도 생겨난다. 

"뭔가를 배우기 전에는 그에 대해 아무것도 알아선 안 되네. 채워지기 전에 먼저 비우도록 하게.".....146p

<< 젠 왕자의 모험>>에는 동양의 불교, 유교 사상이 잘 스며들어 있다. 젠 왕자가 여행 중에 만나는 많은 노인들은 젠 왕자가 여행하는 동안 필요하게 되는 많은 지식과 정보를 심어주는데 그런 대화 속에 자연스레 드러난다. 

여섯 개의 공물은 무엇일까. 이 물건들의 처음 목적은 위엔밍 왕에게 바치기 위한 선물이었으나 여행하는 도중 때로는 빼앗기기도 하고 때로는 눈 먼 욕심으로 가져가기도 하고 젠 왕자의 선물로 다른 사람에게 쥐여지기도 한다. 그리고 그 각자가 욕망하고 바라는대로의 형태로 '마법'을 가진 물건으로서 변모한다. 그럼으로서 그것들이 가진 "의미"로 젠 왕자에게 교훈을 준다.

"내가 이 공물들을 지니고 출발했을 당시에도 이것들이 내게 귀중한 물건이었을까요? 아니, 그렇게 생각하지 않소. 이 물건들을 귀중하게 만든 건 바로 여러분들입니다. 선물이요? 내가 여러분들에게 준 선물보다, 내가 받은 선물들이 훨씬 더 많소. 우정과 헌신! 낵게 그것들이 절실히 필요했을 때, 기꺼이 베풀어 줬으니까요."...345p

티엔쿠오 왕국은 모든 사람들이 바라는 '유토피아'이다. 그런 나라로 만드는 법을 배우기 위해 여행을 떠났던 젠 왕자는 그리로 가는 과정에서 '우물 안 개구리'로 소심하고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왕자에서 남을 배려하고 때로는 용기있게 나설 줄 아는 한 나라의 당당한 왕자로서 변해간다. 



"결국, 그는 자신이 처음 출발했던 지점으로 되돌아왔을 뿐이었지. 티엔쿠오 왕국? 만약 그런 왕국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그곳은 자네가 만들어 가는 어떤 곳일 게야."..351p

미국 작가에게서 중국 이야기를 듣는 것은 무척이나 새로운 경험이었으나 전혀 위화감은 느껴지지 않았다. 중간중간 노인들의 대사를 통해 나타나는 '사상'이 반갑게 느껴지는 건, 우리에겐 익숙한 것들이기 때문일 것이다. 요즘에 유행하는 류의 화려한 판타지는 아니지만 왕자가 여행을 통해 배움을 얻고 성장해 나아가는 모습과 악당들과의 대결에서 시원~하게 악을 소탕하는 모습이 즐거운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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