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적 너무나도 터무니없는 공상을 해본 적이 있는지... 난 그당시 유행하던 외국 드라마의 주인공들과 내가 읽던 동화 속의 주인공들이 한데 어울려 세상에서 가장 못된 악당을 쳐부수는 공상을 하느라 시도때도 없이 멍~때리던 날이 많았다. 때로는 그러한 공상들이 정말 리얼하게도 꿈속에서 펼쳐져 때로는 자면서 "아하하~!" 웃기도 하고 눈물을 찔끔 흘리며 일어나기도 했다. 정말 신기한 꿈을 꾸면 그 이야기를 친구들에게 들려주기도 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그건 나의 "꿈" 이야기지, 정말로 있었던 일은 아니다. 여기, 꿈인지 아니면 자신에게 벌어졌으면~ 하는 일인지는 알 수 없으나 마치 실제로 겪은 것처럼 자신의 이야기라고 떠벌리는, 역사상.... 그리고 세계 그 어디에도 없을 허풍쟁이가 있다. 그의 이야기는 너무나 터무니가 없어 아주 옛날부터 동화책으로 읽혔다.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마음껏 공상하게 하는 이야기로서는 그의 이야기를 따를 수가 없기 때문에. 하지만 이 허풍선이 남작 뮌히하우젠은 실존 인물이라는 사실! 바로 이 사실이 그의 이야기가 얼마나 더 터무니 없으며 말도 안되는 이야기인지를 뒷받침한다. 그렇기 때문일까? 왠지 그의 이야기를 읽으면 한 번쯤 우리에게 일어났으면 즐겁지 않았을까~ 싶은 "유토피아"적인 이미지를 담고 있다. 그래서 재미있다. 허풍선이 남작 뮌히하우젠의 이야기는 다양한 버전으로 출판되었지만, 이 <<허풍선이 남작 해마를 타다>>는 하인츠 야니쉬의 글로 그가 다른 이에게서 받은 뮌히하우젠 남작의 노트(다양한 이야기가 담긴)를 기본으로 하여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쓴 이야기"와 "빈에서 쓴 이야기"로 나누어 구성되어 있다. 뮌히하우젠 남작의 이야기들은 보통 아주 짧막한 그의 기막힌 이야기들을 담고 있기 때문에 아이들을 위한 동화로서 손색이 없다. 거기에 아름다운 일러스트를 더한다면 그야말로 아이들의 상상력을 부풀릴 최고의 책이 될 것이다. 눈이 내리던 날 눈보라를 견딜 수 없어 한 장대에 말 고삐를 묶어놓고 잠이 들었으나 아침에 일어나니 그 장대는 교회의 탑이라는 사실은 가히 그의 허풍이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토록 한다. <교회 탑에 매달린 말> 눈이 그토록 쌓였다는 사실도 믿기 어려운데 아침 햇살에 그 많은 눈이 한꺼번에 녹는다는 설정 자체가 너무나 웃기지 않은가! 게다가 상대방의 진영을 보고 싶어 대포알을 타고 가다가 적의 대포로 갈아타고 다시 자신의 진영으로 돌아왔다는 이야기<대포알을 타다>도 정말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이 말도 안 되는 이야기들은 생각할수록 재미있다. 게다가 남에게 들려주는 경우는, 거기에 또다른 이야기를 첨가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그러므로 이 이야기들은 지루한 자리에서의 여흥이 되기도 하고 서로 즐거움을 나누는 자리에서의 도약선이 되기도 한다. <하얀 깃털 전투>를 읽어보면 전쟁을 배게 깃털로 "웃음"으로 승화시키는 남작의 기지를 볼 수 있고, <고래 뱃속의 음악 연주회>는 또다른 유토피아를 생각케 하는 남작의 상상력을 읽을 수 있다. 터무니없지만 기지와 재치, 위트가 담긴 이야기라는 사실이다.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을 유난히 좋아하는 아이들이 있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원래의 이야기에 약간의 상상력이 보태지기도 한다. 그렇다고 그건 "진실"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까? 상상력을 마음껏 펼쳐볼 수 있을 때에는 주저하지 말고 펼칠 수 있어야 한다. 허풍선이 남작은 그 상상력에 큰 도움을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