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노운
디디에 반 코뵐라르트 지음, 권수연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떤 소설이 영화화되면 그 영화보다는 원작 소설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진다. 과연 어떤 내용이길래 영화화되기까지 했을까..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거의 대부분 영화보다는 원작 소설 쪽이 훨씬 더 의미하는 바와 긴장도, 구성력, 재미까지 더 좋았다고 느꼈던 것 같다. 그래도 최근의 영화들은 나름의 돌파력을 찾아 소설만큼 큰 재미를 주기도 한다. 영화와 그 원작 소설, 어느 쪽을 먼저 보아야 할까. 난 언제나 책이 먼저다. 

시작부터가 무척 흥미롭다. 

"우리 집 초인종을 눌렀는데 모르는 남자가 대답을 한다."...5p

그렇게 그의 인생은 꼬이기 시작한다. 교통사고 후 며칠 간의 코마 상태. 깨어나 집으로 돌아오니 모든 사람이 자신의 존재를 부정한다. 그렇게 사랑했던 자신의 아내조차도. 자, 이 남자... 도대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이 부조리에 대응할 도리가 없었다. 자명한 사실을 모든 이가 부인할 때, 그리고 내 진실 말고는 달리 맞설 증거가 없을 때, 그 사실을 어떻게 증명할 수 있단 말인가?"...9p

사소하게는 신분증에서부터 자신이 아는 모든 사람들에게 부정당하고나면... 내가 나라는 것을 어떻게 증명할 수 있을까. 혹시... 어쩌면 나는 내가 아는 내가 아닐 수도 있지 않을까? 하지만 지금까지의 모든 살아온 흔적들이 내 기억 속에 온전히 남아있는데 어떻게 내가 아니라고 나를 부정할 수 있을까! 당신이 마틴 해리스와 같은 입장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보통의 나약한 인간들이라면 모든 사람들이 마틴에게 이야기하듯 나 자신이 마틴이 아니고 코마 상태에서 이상한 일이 벌어져 기억상실증에 걸린 것이 확실하다고 믿어버렸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마틴은 자신이 자신임을 확신하는 어떤 증거를 쫓아가며 조금씩 자신과는 다르게 느끼는 또다른 면도 발견하게 된다. 

자신의 정체성을 쫓는 마틴의 이야기를 읽으며 이 책은 철학책인가...하는 생각이 잠깐 들었다. 하지만 마지막 부분으로 갈수록 소설은 미스테리해지면서 급격하게 장르가 바뀐다. (내용을 말하면 스포일러가 될 터이니 여기서 그만!)ㅋㅋ 뉴욕 타임스의 "모든 것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마법 같은 결말"이라는 문구가 참 잘 어울린다. 

포스터  

원작 소설을 다 읽고난 후 영화를 보았다. 영화는 소설과 기본 줄거리를 그대로 유지하며 세부 사항들을 모두 바꾸어 놓았다. 이러한 변화는 조금의 틈도 주지 않고 긴장하게 만드는 확실한 미스테리/액션 분야로 둔갑시켰다. 뭐랄까, 훨씬 상업적이다. 때문에 소설과 영화는 각각의 매력을 가지고 전혀 다른 작품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결과를 모두 알고 있었음에도 영화를 보면서 전혀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이런 것이 원작 소설과 영화를 함께 보는 이유가 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