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책중독자의 고백
톰 라비 지음, 김영선 옮김, 현태준 그림 / 돌베개 / 2011년 2월
평점 :
절판


내가 처음부터 책중독자였던 것은 아니다. 물론 어린 시절 밥도 안먹고 내내 책만 읽었던 적은 있었으나 "독서"를 기준으로 할 때 블랙홀의 시기인 중 고등학교 시절엔 교과서 외엔 거의 책을 읽지 않았던 것 같다. 그래도 "책"에 대한 향수는 남아있었다. 베스트셀러가 뜨면 한 번쯤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 누군가가 다른 선물 대신 책을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아마도 이러한 것들은 책중독자의 자질이 숨겨져 있던 것이었나보다. 인터넷을 통해 블로그를 만나고 "리뷰"라는 것을 만나면서 나의 편집증적인 증세는, 드디어 폭발했다. 

나 스스로 위기감을 느꼈을까? 어쩌면...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니 나와 공감할 수 있는 누군가를 찾기 위해 이 <<어느 책중독자의 고백>>이 꼭 읽고싶어졌던 것은 아닐까. 이 책에 의하면 책중독자들을 가장 괴롭히는 환경은 바로, "배우자"란다.ㅋㅋㅋ 정말이다. 책을 읽어가며 빵~빵 터져서 웃음을 참을 수 없던 나. 누군가와 공유하고 싶어서 '저 여자가 또 왜저러나~' 하는 눈길로 쳐다보는 남편에게 이런 저런 책 속 얘기를 해준다. 음... 공감 못한다. 아~ 정말 아쉽다. 진~짜 공감되고 재미있는 내용인데...ㅋㅋ

이 책은 자신이 책중독자임을 고백함과 동시에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에게 공감을 일으키고 다양한 유형과 그들의 일상적인 생활, 그리고 생활을 위협할 만큼의 중독에 빠져 어찌할 줄 모르는 이들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려 한다. 따라서 책 속에는 내가 책중독자인지를 알아볼 수 있는 다양한 문항들과 얼마나 심한지를 테스트할 수 있는 문제들도 있다. 무엇보다 감탄스러운 것은 저자가 정말 얼마나 책에 빠져 많이 읽고 소화했는지가 이 책을 통해 드러난다는 사실이다. <어느 영국인 아편쟁이의 고백>을 쓴 토마스 드 퀸시 또한 유명한 다독가였고 그런만큼 그의 책 속에선 수많은 다른 책들이 인용되곤 하는데 이 책 역시 마찬가지다.( 음... 지금 보니 이 책의 제목 또한 그의 제목에서 따온 듯한 느낌이다. ) 그런 인용문들이 속한 책 제목을 한 켠에 적고있는 나를 발견한다.ㅠㅠ 역시 나도 어쩔 수 없는 책중독자인가보다. 

결론이 뭘까? "책중독자여, 스스로 치유하라'...255p 허망한가? 아니다. 그동안 몰랐던 책의 역사에 대해서도, 다양한 다독가와 장서광들, 애서가들의 이야기들도 들었고 때문에 이 세상에 책에 미친 사람이 나 하나는 아니라는 사실에 위안받고, 나보다 더 심한 사람들도 수두룩하니 난 아무것도 아니라는 사실이 무척 기쁘다.ㅋㅋ

"우리는 여전히 책을 읽고 사들이리라. 아마도 심히 많이. 그리고 우리는 여전히 그 책들을 사랑하리라. 역시 심히 많이.
그게 우리가 할 일이다.
우리는 책중독자인 것이다. "...289p

저자의 유머와 위트, 재치에 정말 즐거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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