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괄량이 패티 레인보우 북클럽 2
진 웹스터 지음, 이선혜 옮김, 한현주 그림 / 을파소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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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 소녀들의 감성에 딱 맞는 명작들이 몇 편 있다. 그저 감성을 적셔줄 뿐 아니라 무언가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책들. 그 중 한 권이 바로 <키다리 아저씨>가 아닐까. 소설은 유명하지만 그만큼은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은 <키다리 아저씨>의 작가 진 웹스터는, 그러나 그녀의 작품이 그 한 권에서 그치지는 않았다. 얼마나 다행인지. 

<<말괄량이 패티>>는 마치 <키다리 아저씨>의 전작 같은 책이다. 물론 진짜 전작은 아니다. 하지만 그 발랄함과 영특함, 사회적이며 진취적인 성격과 재미있는 학교 생활 등은 많이 닮아 있다. 다른 점이라면 <<말괄량이 패티>>의 아이들은 모두 중산층 이상의, 살아가는 데에 불편함이 없는 "아가씨들"이라는 점이다. 그렇다고 상위층 아가씨들의 고상하고 교양있는 이야기만을 다루지는 않는다. 우선 세인트 우르술라의 교육방침이 근검 절약해야하고 꽉 막힌 여성이기보다는 좀 더 진취적이고 열정적인 여성상을 원하고 있다. 때문에 아무리 자주 말썽을 일으키는(우아하며 융통성 없는 어른들이 보기에) 패티일지라도 근본은 착하고 좋은 일을 위해 피해가 가지 않도록 치는 장난은 용서받을 수 있다. 그러니 이 학교에서 얼마나 즐거운 일이 가득할지!

패티 일당이 교장에게, 학생들에게 지지받는 가장 큰 이유는 스스로의 힘으로 삶을 개척하며 남을 도울 줄 아는 진정한 마음을 가졌기 때문일 것이다. 틀에 짜여진 보여주기 위한 크리스마스 파티 대신 진정으로 가난한 이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도우며 그들의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깨닫기도 하고, 여러 인간관계를 통해 미운 사람도 가까이 대하다보면 정말로 나쁜 사람은 없다는 사실, 다소 뒤쳐지는 학생을 위해 다같이 협동하여 원하는 것을 얻고자 파업하는 선동자로서 배운 것들을 몸소 실행에 옮길 수 있는 결단력 등은 오로지 패티만의 창의성과 열정, 진취성으로 얻어진 결과물들이다. 

얼마나 즐거운 기숙 학교 생활로 비춰지는지 저절로 웃음이 나는 사건들이 빽빽하지만 그 속에서 결코 놓칠 수 없는 것들이 있다. 바로 진 웹스터가 우리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것들. 여성의 사회 참여(세탁부의 파업)와 빈부 격차에서 빚어지는 문제들, 전과자의 진실성 등을 통해 누군가가 원하는대로 행동하는 여성상이 아닌 자신이 사회에 관심을 갖고 있던 문제들을 직접 해결해보려고 노력하는 진취적인 여성상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이제 졸업을 앞둔 패티는 대학과 결혼 둘 중 하나를 택하는 친구들 사이에서 그 둘 모두를 선택하는 긍정성을 비춘다. 그리고 왠지 패티는 그 둘 모두를 잘 해낼 것 같은 생각이 든다. 행복한 학창 시절은 그 모든 것이 그녀의 밑거름이 되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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