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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스타 수술 팀의 영광 ㅣ 가이도 다케루의 메디컬 엔터테인먼트 1
가이도 다케루 지음, 권일영 옮김 / 예담 / 2007년 1월
평점 :
품절
독특한 일러스트가 눈길을 끈다. 같은 일러스트의 강렬함이 그 표지만으로도 이 책은 꼭 시리즈로 읽어야겠다, 라는 의지를 갖게 한다고나 할까? <<바티스타 수술 팀의 영광>>이라는 다소 우스꽝스런 제목도 한 몫 한다. 그런데 제 4회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의 대상이라는 타이틀까지! 삼박자가 고루 갖춰졌다.
일본에서는 불법인 소아 심장 이식이라는 수술 대신 체택된 "바티스타 수술법"으로 무려 26연승. 정말 어마어마한 수치이다. 하지만 원인을 알 수 없는 오류 혹은 실수로 인해 이후 연속 3패를 한 바티스타팀의 정점인 기류는 병원장에게 내부 심사를 부탁하고 명예나 권력보다는 조용한 삶을 원했던 부정수소외래 책임자인 다구치에게 그 조사를 의뢰한다. 그리고 그 원인을 파헤쳐가는 것이 이 소설의 주요 줄거리.
처음 소설을 읽어나가며 그 전개가 다소 지지부진하지만 이 팀들과 벌어진 사건을 이해하기 위해선 쌓아두어야 할 기반이기 때문에 차근차근 읽어 이해할 필요가 있다. 때문에 이 소설이 1부와 2부로 나뉘고 그에 따라 주요 주인공 역할을 하는 이들의 등장이 나뉘며 그들의 역할 분담이 나뉘어져 있다는 사실이 매우 구조적이고 참신하게 보인다. 2부를 읽기 전까지는 완벽하게 다구치가 이 사건을 해결할 것이라고 단정짓는 것이 너무 당연하게 생각된다고 할까.
단지 "듣는 역할"에 충실한 다구치와 다소 공격적이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시라토리가 그 역할을 나눠가짐으로서 소설은 좀 더 탄탄하고 짱짱하게 잘 엮여져 있는 느낌이다.
"의료 시스템과 의료인의 심리가 만들어낸 밀실"(...386p) 사건인 이 소설은 읽는동안 끊임없이 "도대체 범인은 무엇일까"라는 의문을 자아낸다. "누구"가 아닌 "무엇"이다. 너무나 잘 짜여진 팀과 완벽한 수술임에도 벌어진 사건이기 때문에 누구에 의한 살인이 아닌 어떤 계기로 만들어진 오류가 아닐까..하는 추리가 지배적이다. 그럼에도 어쩌면 다소 허무할 정도로 당연한 듯한 범인이 등장했을 때에는 허가 찔린 느낌이 든다. 아마도 이렇게 느끼게 된 이유는 "의사" 출신인 작가의 몫이 컸으리라 생각된다. 수술 장면의 치밀한 묘사가 매우 돋보이는 것. 때문에 이 의학 미스테리가 더욱더 흥미롭게 여겨지는 것이다. 다음 작품이 무척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