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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멤버 미 - 렉시,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소피 킨셀라 지음, 이지수 옮김 / 황금부엉이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표지와 제목에서 주는 느낌은... 애절한 그 무엇이다. 왠지 기억상실증과 관련이 있을 듯한 느낌, 때문에 무지 슬플 것 같은 예감. 어쩌면 이 모든 것들은 그저 내가 이 책에 원하는 것들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그 예감은 절반 정도의 성공이었다. 아니, 실패라고 해야하나? "기억상실증"은 맞고 "슬픔"은 틀렸으니.
<<리멤버 미>>는 간단하게 어느 날 병원에서 깨어보니 지난 3년 간의 기억이 모조리 날아간, 하지만 그 3년간 자신에게 엄청난 변화가 있어 모습도, 성격도 전혀 정반대인 인간이 되어있었다는 이야기이다. 자! 그러니 이제 3년간의 기억도 찾고 진짜 자신이 누구인지도 찾아야겠지. 그런데 난 왜 자꾸 이 여자한테 짜증이 나는건지.
저자의 다른 전작들이 속속 영화화되고 있단다. 이 한 권의 소설밖에 읽어보지 못했지만 충분히 그럴거라 예상 가능하다. <<리멤버 미>> 또한 흔한 로맨스 영화들 중 하나로 생각되니 말이다. 아주 재미있지도, 아주 못하지도 않은 그냥 심심풀이로 떼울 그런 영화,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내가 이 소설에 무얼 바랬는지는 정확히 나도 모르겠다. 아마도 감정을 훌훌 털어낼만큼의 카타르시스 눈물이나 배꼽빠지게 웃겨서 깔깔거리고 웃을 만한 재미를 기대했나? 이 소설이 그 무엇도 아니고 너무 뻔한 결론에 도달해서 힘이 빠진 듯.
또 하나 눈에 거슬리는 건 소설 속 이야기가 너무나 물질만능주의였기 때문은 아닐런지. 이쁘고 쭉빠지고 나서야 승진을 하고 부자남을 만나 결혼을 하고. 그나마 성격이 나빴지만 기억상실증을 기점으로 다시 착한 성격으로 변해 그 모든 것을 움켜쥐고 사랑도 잡고. 이건 현실성이 너무 없다. 그저 영화 속 이야기일 뿐. 그러므로 그냥 이 수준에 머무르는 소설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