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읽을 때에는 나도모르게 이 안에서 무얼 찾아야 하나~ 하고 인상을 쓰게 되는데(아직도 시의 경지에 이르지 못한 듯... 그냥 받아들이기에는 무언가가 아쉽다고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동시"를 읽을 때에는 나도모르게 슬며시 웃음 짓게 된다. 그동안 몰랐던 아이들의 마음, 혹은 모른 척하고 싶었던 아이들의 마음을 슬며~시 들여다보게 되어 그런 것 같다. 동심원의 17번째 동시집 <<꼬무락꼬무락>>도 그렇다. 아주 간결하지만 솔직하고 예쁜 아이들의 마음으로 꽉~ 채운 동시집이다. 아이들은 너무나 순진하여 때로는 어른들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지만 그 마음 속에는 이기심이라든지 배타심, 다른 누구와의 경쟁심 때문이 아닌 그저 하얗고 하얀 자신들의 마음에 아주 솔직하기 때문이다. 그걸 알면서도 엄마인 난 아이와 대립하려 하고 아이의 마음을 무시하고 비난하지는 않았는지. <<꼬무락꼬무락>> 속 아이들은 숙제, 학원에 치어 힘든 일상을 내뱉기도 하고 때로는 엄마와 동생들의 행동에 답답하다고 하소연도 하고 하지만 모두를 조용~히 포근하게 포용할 줄도 아는 기특한 아이들이다. 바로 우리 아이들의 모습인 것. 뭐든지 "그래그래"라고 말하는 엄마를 표현한 <그래그래>를 읽고나자 한 일화가 떠올랐다. 아이와 전시회를 보러 간 길... 난 표를 끊느라 정신이 없었고 아이가 뭐라고 옆에서 물어보는 말에 "응, 그래"라고 대답했던 것 같다. 한참 후 표를 가지고 아이를 찾으니 눈장난이 한창이다. 뭐하냐고 화난듯이 물으니 아이는 황당한 얼굴로 "아까 해도 된다며~"란다. 아 맞다...내가 그랬지...ㅋㅋ <그래그래>를 읽고 평소 얼마나 아이의 말을 무심하게 듣고 대충 대답했는지 마구마구 반성이 된다. 미안하다, 아이야~! <<꼬무락꼬무락>>에서 아이들은 마음껏 바깥 풍경에 귀 기울이기도 한다. 바람, 낙엽, 별이나 나무 등에게. 우리 아이들은 이런 바깥의 풍경을 하루에 얼마나 보고 있을까. 사실 중요한 건 학원이나 숙제 같은 것들이 아닐텐데. 짧은 시 안에 참으로 예쁜 마음이 꼬무락꼬무락 피어오르게 만드는 동시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