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여행
아멜리 노통브 지음, 허지은 옮김 / 문학세계사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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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신작이 기다려지는 작가 중의 한 사람인 "아멜리 노통브". 아마도 '얼마나 재미있는 작품을 낼까...'라는 기대감보다...^^ 매년 가을이 되면 출간된다는 그 정확성 때문이 아닐까 싶다. 또 매 작품마다 느낄 수 있는 의외성과 함께. 그렇다. 그녀의 작품은 정확히 꼭 집어낼 수는 없지만 공통된 분위기가 있다. 살인, 살인자, 죽음 그리고 사랑. 그런데 매번 다르다. 사건의 전개도, 결말도. 때문에 처음엔 "또?"하는 느낌이 들지만 읽고나면 매번 슬며시 미소 지어진다. 

<<겨울 여행>>도 그렇다. 공항에 나타나 비행기를 납치하여 에펠탑에 부딪히려는 계획을 세운 남자. 그러면서 자신은 보통의 테러리스트와 다르단다. 자신의 목적이 정치적이거나 이념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저 자신은 자신의 사랑을 완성시키기 위해 이 엄청난 계획을 세웠다고. 그리고 그 뜻을 관철시키기 전에 자신을 돌아보며 글을 쓰고 있다. 남들에게 읽혀지기 위해 쓰는 글은 아니다. 자신과 함께 비행기에서 사라질 것이기 때문에. 

그러니 <<겨울 여행>>은 비행기 납치 사건의 범인인 이 남자의 마지막 유서 같은 것이다. 나, 조일은 도대체 왜 이런 엄청난 계획을 세웠을까. 정치적인, 이념적인 목적이 아니라면 이 남자의 목적은 도대체 무었일까. "사랑때문에"라고 한다면... 당신은 웃을텐가? 

"아스트로라브. 이 비행기를 납치하려는 결심을 한 것은 당연히 그녀 때문이다. 물론 그녀가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 기겁을 하겠지만. 할 수 없다. 세상에는 본인이 원하지 않아도 사랑을 받을 수밖에 없는 여자들이 있고, 어쩔 수 없이 실천에 옮겨야만 하는 행위가 있기 마련이다. "...57p

평생 만날 수 없을 것 같은 이상형을 만나게 되었다면... 진심을 다해 사랑했지만 그 혹은 그녀에게 그 사랑을 허락받을 수 없다면... 더이상 자신의 사랑을 주체할 수 없게 된다면... 당신은 어찌하겠는지! 그런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남자를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소설은 마지막까지 유머를 잃지 않는다. 마치 사랑이란 원래 그런 것이라는 듯이...

아멜리 노통브의 소설들은 "사유"가 많다. 때문에 간혹 글을 따라 읽는다는 행위가 괴롭게 느껴질 때도 있다. 그런데도 계속해서 읽고있으면 왠지 웃음이 난다. 어느새 즐기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매년 나는 또 그녀의 작품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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