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들의 청춘은 이제부터 시작이란다.

열네 살이 어때서? - 노경실 작가의 최초의 성장소설
노경실 지음 / 홍익 / 2010년 9월

무언가 인생이 확~ 바뀔 것 같은 나이가 있다. 7살엔 8살이 그렇고, 13살엔 14살이, 10대엔 20살이... 20대엔 30이라는 나이가. 아마도 지금까지 편안하고 익숙하게 지냈던 환경에서 무언가 새로운 곳으로의 출발 전에 앞서는 기대감과 불안감 때문일 것이다. 그 중에서 열네 살은 단연 흥분과 고통, 일그러짐과 몽글몽글 살아나는 자유의지로 꽉 찬 나이가 아닐지. 요즘엔 사춘기가 일찍 시작된다고 해도 열네 살만큼의 포스를 따라갈 수는 없다. 열네 살만이 갖는 그 독특한 분위기. 

이제 초등학교를 졸업했으니 어느 정도 어른 대접을 해주면서도 막상 그 무엇하나 자신 마음대로 결정할 수는 없는 나이. 주장하고 싶은 것은 많지만 스스로도 불안하여 어느 정도는 기대고 싶다. 열네 살은 그런 나이다. <<열네 살이 어때서?>>는 그 열네 살이라는 나이를 몸으로, 마음으로, 정신으로 한가운데를 통과하고 있는 연주의 이야기이다. 멋진 인생을 사는 것 같은 가수를 꿈꾸지만 자신에겐 늘씬한 몸매도, 아름다운 얼굴도, 노래에 대한 재능조차도 반신반의다. 실력을 갈고닦을 시간도 모자라는데 매일 학원에 숙제에 해야할 것은 너무나 많다. 도대체 이 나이를 어떻게 지내야 하는 걸까!

"어쨌든 나는 아직 열네 살이고, 겨우 열네 살이고, 어쩌면 벌써 열네 살이며, 어느새 열네 살이 됐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니까 롤모델이 아직 없어도 되고, 벌서 있어야 할 필요도 없을 수 있고, 어느새 롤모델이 필요한 나이가 되었다고도 말할 수 있다."...122p

하고자 하는 일이 생각대로 되지 않아도 열네 살에겐 아직 기회가 많다. 무얼 하든 제대로 되는 것이 하나도 없는 것 같아도 그 때에 쌓아둔 고민과 열정과 의지, 몸부림이 쌓여 차곡차곡 자신을 만들어 나간다. 열네 살이란 나이는 그런 나이다. 

"너희가 울든 웃든, 노력하든 포기하든, 주저앉든 다시 일어나든...... 시간은 단 한 번도 멈추거나 쉬거나 요령 피우지 않고 계속 앞으로, 앞으로만 가고 있다는 것을."...166p

그들의 청춘은 이제 시작이다. 지나고나면 그저 유치하고 웃음이 날만한 행동이 된다해도 분명 그 때에 진지하게 고민하고 눈물 흘렸던 기억들은 자신을 이루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아직 "난 무엇"이라고 정의내리지 않아도 될, 어떤 색이든 입혀질 수 있는 투명한 그런 나이... 열네 살을 마음껏 즐기기를 바란다. 연주에게, 혹은 민지에게, 아니면 지섭에게라도 공감할 수 있는 열네 살의 이야기가 아주 실감나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