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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커스 이야기 ㅣ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31
김선아 지음, 국수용 사진, 나오미양 그림 / 시공주니어 / 2010년 11월
평점 :
진짜 "서커스"를 눈앞에서 본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아주 어렸을 적에는 명절 때마다 TV에서 외국 서커스 공연을 방송해주던 것만 생각나네요. 어떻게 그렇게 몸이 유연한지, 혹은 위험한 물건을 그토록 잘 이용하는지, 동물들은 또 얼마나 말을 잘 듣는지... 신기해했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TV에서조차도 우리나라 서커스 공연을 보여준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으레 서커스..라 하면 기묘하게 몸을 뒤트는 중국 기예단이나 어려서부터 훈련을 시킨다는 러시아 공연단의 이야기만 들었죠. 그래도 우리 부모님들이 기억하는 우리나라 서커스단 이름을 딱 하나 기억합니다. "동춘 서커스단"이죠.
정말 특이하게도... <<서커스 이야기>>는 바로 그 동춘 서커스단의 추억을 되살리는 그림책이에요. 그림책이라고 하지만 그림보다는 사진이 더 많지만 말이죠. 아주아주 옛날에만 존재했을 것 같은 동춘 서커스단이 실은 아주 오랫동안 그 명목을 유지하고 있었나봅니다. 이 그림책에 실린 사진들은 1993년부터 2007년까지 공연된 것이라니 말이죠. 이야기인 주인공이 현재 고등학교 3학년생이라니 더욱 현실적으로 와 닿습니다. 이미 서커스라는 신비한 이름이 사라진 요즈음, 혹 힘든 삶을 살지는 않았나... 앞질러 생각하게도 되네요.

서커스단은 한 곳에서 공연하지 않고 이곳 저곳... 원하는 곳으로 가서 공연을 하죠. 마을을 찾아다니며 우선 큰~ 천막으로 집을 만들면 그때부터 마을이 웅성거리고 들뜨는 모습이 눈에 훤합니다. 어른들에겐 어린 시절의 추억을, 아이들에겐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될 기대감으로 눈이 반짝반짝 빛날 거에요.

곡예사가 떨어질까, 조마조마한 눈빛이 사진에서 보이나요?

"사진"이란 그 시절을 추억하는 힘을 가지고 있죠. 세월이 흐르면 잊혀질 것들을 사진에 담아 두고두고 기억하도록요. 아마도 국수용님은 이제는 조금씩 잊혀져가는 "서커스"를 기억하고자 동춘서커스의 모습을 사진에 담으셨나 봅니다. 서커스단의 공연 모습 뿐 아니라 연습하는 모습, 관객들의 숨죽인 모습까지 담고 있어서 마치 저도 그 한가운데에 서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요.
우리나라에도 이런 서커스가 있었냐고 아이가 묻습니다. 저도 한 번 본 적이 없었기에 아주 많은 이야기를 해줄 수가 없었네요. 대신 함께 책을 보며 직접 보면 얼마나 더 가슴이 두근거릴지, 이 공연을 바라보는 할머니, 할아버지와 아이들의 모습에서 느껴지는 흥분을 바라보며 재미있다고...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언젠가 우리 동네에도 이런 공연을 하러 온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가족끼리 손을 잡고 꼭 구경갈텐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