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중물 마중불 - ‘우리나라 좋은 동시 문학상’ 수상작 동심원 13
정두리 지음, 성영란 그림 / 푸른책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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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 때 읽던 동시는 재미난 말장난이나 즐거운 놀이였다면 초등학교에 입학한 후 읽는 동시는 좀 더 의미있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작가가 꿈이라는 아이는 간혹 동시는 어떻게 짓는 걸까, 이야기는 어떻게 하면 더 재미있게 쓸 수 있을까를 고민하곤 해요. 그리고 엄마인 저는 더 많은 작품을 읽고 비교해보라고 충고하죠. 하지만 동화책보다... 역시나 동시는 읽기도, 쓰기도 참 힘든가 봅니다. 동시 속에 이야기가 있지만 그 이야기들을 어떻게 그 짧은 문장 안에 담는지, 자칫하면 아무것도 아닌 걸로 지나칠 수 있는 이야기를 어떻게 하면 대단한 것처럼 보이는 동시로 만들 수 있는지가 어려운 것이지요. 

그렇게 볼 때... <<마중물 마중불>>은 딱~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나도 동시를 이렇게 쓰면 되겠구나...' 하는 생각을 들게 하는 동시집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동시 속 소재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는 것들이고 바로 우리 아이들이 궁금해하거나 주의깊게 바라보던 것들입니다. 잠깐 생각하고 지나쳤을 것들을 이렇게 동시로 담아내니 참 재미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동생을 질투해 따라해보는 형의 마음<늦둥이 내 동생>이나, 어두운 밤길의 두려움<밤길>이나 할머니 손바닥<까슬까슬> 같은 것들. '쥐뿔' 이나 '말귀' 같은 말장난도 쳐보고 그저 무심히 바라보았을 <지하철을 탄 파리>에 대해서도 생각해 봅니다. 한 번쯤 아이들이 생각해 보았을 소재들로 어쩌면 이렇게 이야기가 가득 담긴 시를 만들어 놓았을까... 나도 한 번 따라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죠.^^

"물 한 바가지 미리 부어 뻑뻑한 펌프 목구멍을 적시게 하는 '마중물'처럼 어린이 여러분에게 다가가고 싶은 제 마음을 이 동시집에 담았습니다."...시인의 말

작가의 말이 꼭 맞는 것 같습니다. 이 동시들을 읽음으로서 '나도 지어볼까?'라는 생각이 든다면 그야말로 마중동시가 되는 것 아니겠어요?^^ 조금 더 지켜보고, 의문을 갖고, 관찰하고... 이런 모습에서 시작하여 어떤 단어를 고를까 고민도 해보고 어디서 끊는 것이 더 읽을 때 아름다울지 고개를 갸웃거리는 아이의 모습이 참 어여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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