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타 아이 움직이는 학교 창작동화 6
최형미 지음, 순미 그림 / 명진출판사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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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처음엔 현실이 아닌 다른 공간에서 나를 대신하여 움직이는 어떤 존재였던 "아바타"의 의미가, 이제는 현실로 나와 나 스스로의 의지가 아닌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행동을 대신 하는 존재로 확대된 것 같습니다. 이러한 의미가 우리 아이들에게도 쓰이다니 제목부터 참, 마음이 아픕니다. 

호두는 스스로 할 줄 아는 것이 별로 없습니다. 시간이 없다며 만들기 숙제는 엄마가 대신 해주고, 나름 계획을 세웠던 방학 숙제도 계획이 틀어지자 엄마한테 미룹니다. 숙제를 들고 아이들과 선생님 앞에 서면 마음 속 깊은 곳에서 뜨끔..하기는 하지만 엄마의 괜찮다고! 시간이 지나면 다 해결 되고 중간고사만 잘 보면 된다는 소리에 답답하면서도 어떻게 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호두는 "자신의 생각"을 써야하는 서술형 문제가 너무나 어렵게만 느껴집니다. 

    

    

그러던 어느 날 호두는 그림자 나라로 가게 되지요. 누군가가 시키는대로만 하고 자신의 의견은 생각할 수도, 말할 수도 없는 아이들로 가득한 나라입니다. 그곳에서 호두는 그림자 아이들과는 조금 다른 아바타 아이를 만나게 되고 둘이 함께 도망을 다니며 이 나라를 탈출할 수 있는 계획을 찾게 됩니다. 호두는 자신의 생각만으로 이 그림자나라를 잘 탈출할 수 있을까요? 

"아바타야, 생각해. 스스로 생각해! 이곳을 빠져나가려면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보고, 스스로 말하고, 스스로 하려고 해 봐! 스스로 깨달아야 한다고. 그게 방법이야!"...67p

형제가 적어지면서 부모의 관심이 아이에게 쏠리다보니 확실히 요즘 아이들은 예전에 비해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이 적습니다. 스스로 하기보다는 누군가 대신 해주기를, 더 잘 하기 위해서 누군가의 도움을 받기를 원하죠. 현명한 부모는 아이 스스로 잘 일어설 수 있도록 돕기도 하지만 단지 부모를 넘어 현실의 교육 정책이, 사회가 그렇게 내버려두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가정에서부터 아이의 홀로서기를 돕는 것은 아주 중요합니다. 어려서부터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아이는, 어른이 되어서도 수동적인 사람이 될 테니까요.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진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스스로 한 것이 아니니까됴. 하지만 이제는 조금씩 달라질 겁니다. 무조건 시키는 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내 힘으로 한번 해본 다음 도움을 청할 겁니다. 나는 그림자 아이, 아바타 아이가 아니라 단단하고 야무진 아이, 김호두니까요."...79p

호두의 다짐이 정말 멋지죠? 호두는 그림자 나라로의 여행을 통해 무엇이 중요한지를 배웠습니다. 나 스스로 한 것이 아닌, 엄마나 다른 사람이 대신 해준 것은 자신의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말이죠. 



"움직이는 학교 창작동화" 시리즈는 원작 동화와 함께 희곡이 덧붙어 있습니다. 연극으로 표현해야 하기 때문에 내용도 살짝 바뀌게 되죠. 이 희곡에서는 엄마의 말대로만 움직이는 호두의 모습을, 엄마가 리모콘으로 조종하는 모습으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또 그림자 나라 대신 선생님과 호두의 대화를 통해 호두 스스로 깨달아가는 모습을 잘 그려내고 있어요. 

같은 작품을 서로 다른 표현으로 그려낸다는 것이 참 매력적인 것 같아요. 동화를 읽고 친구들과 희곡을 연극 무대로 꾸며보면서 아이들은 호두의 잘못을, 마으을 더 잘 깨닫게 될겁니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것, 나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을 더 많이 찾아내려 노력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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