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다리 아저씨 인디고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 10
진 웹스터 지음, 김양미 옮김, 김지혁 그림 / 인디고(글담)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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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히 간직하고픈 책들이 있다. 읽고 읽고 또 읽어도 전혀 질리지 않을 책들. 그리고 너무나 아름다워 내 것에 인색한 "아줌마"임에도 과감히 "내 책"을 만들어버리겠다는 의지를 불태우는 책들. 내게 그랬던 첫 책은 인디고의 아름다운 고전시리즈 첫번째 책인 <<어린 왕자>>가 그랬다. 그 이후 이 시리즈는 언제나 내 베스트셀러이다. 그 열 번째 책으로 내 소녀시절 일요일 아침이면 어김없이 기다리던 <키다리 아저씨> 애니를 떠올리게 하는 <<키다리 아저씨>>가 출간되었다.

 

애니메이션의 영향이 컸던지... 이 책의 내용을 주디와 저비 도련님과의 사랑 이야기로 가장 많이 기억하고 있었지만 막상 책 속으로 들어가니 둘의 로맨스보다는 주디의 성장 일기라는 느낌이 강하다. 너무나 답답하고 무엇 하나 자신의 재능을 발휘해볼 수 없었던 고아원을 벗어나게 해 준 키다리 아저씨에 대한 애정이 고스란히 편지를 통해 드러난다. 그렇다고 전혀 주눅들지 않고 자신의 의견을 확실히 전달하고 논리적으로 반박하면서도 끝없이 재잘거리는 이 귀여운 소녀를 그 누가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자신의 과거(고아라는 사실과 동기생들보다 아는 게 없다는 것)를 끌어안고 괴로워만 하는 모습이 아닌, 그것을 뛰어넘기 위해 매일 밤 열심히 독서를 하는 주디의 모습은 정말 강렬하다. 그럼에도 물질적인 것들에 물들지 않으려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은 또 얼마나 곧은 그녀의 심지를 보여주는지... 

"저는 인생을 요령 있고 공정하게 헤쳐 나가야 하는 놀이로 생각할 거예요. 놀이에서 지더라도 그냥 어깨를 으쓱하며 웃어넘길 어예요. 이겨도 마찬가지고요.
아무튼 전 유쾌한 사람이 될래요."...84p

대학 생활을 통해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사회를 보는 눈이 키워지고 주디는 생각이 점점 자라게 된다. 고아원의 생활을 자신의 과거로만 묶으두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앞으로 사회에 어떤 식으로 역할을 해야만 하는지에 대한 목표로 삼을 줄 알게 된 것이다. 주디의 편지가 뒤로갈수록 철학적이며 사색적이 되어가는 것은 아마도 이제 곧 대학 생활을 마치고 사회로 나아가야 할 사람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한 것으로 보인다. 작은 것에서도 즐거움을 찾아낼 줄 알고, 현재에 충실하며 매일매일을 행복하게 살려고 노력하는 주디와 함께라면 그 누구라도 행복해질 듯한 기분이다.  

편지라는 글을 통해 주디 뿐만아니라 그 주변인들의 성격이나 심리 상태까지 파악할 수 있다는 사실이 마냥 신기했다. 특히 저비 도련님의 질투는 가히 상상 이상이라..ㅋㅋ 막연히 생각하던 이미지와 많이 달랐다. <<키다리 아저씨>> 속에는 책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주로 주디가 읽는 책들이라 나도모르게 옆에서 리스트를 만들고 있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바로 이 책처럼 딸과 함께 읽어봐야지~ 하는 원대한 꿈을 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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