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인지 모르겠지만... 이상하게 여자 아이들은 둘둘씩 놉니다. 아주 자연스레 그렇게 되는 것 같아요. 하지만 이런 좋은 단짝 친구 사이에 또다른 친구가 끼어들게 되면 그 좋던 사이가 그야말로 난장판이 되기도 하지요. 제가 어렸을 때에도 종종 그런 관계를 많이 보아왔고, 저 또한 그런 난처한 관계에 처한 적이 있었으며... 제 딸 또한 그런 관계에 놓이기도 했어요. 아마도 단짝 친구가 셋이 될 수 없는 이유는, 서로를 위한 배려보다는 내가 더 많이 한 친구의 친구가 되고 싶다는 욕심 때문일 겁니다. <<친구 몰래>>는 바로 그런 세 친구의 이야기입니다. 은지와 민경이는 둘도 없는 친한 친구 사이에요. 서로가 천생연분이며 죽마고우라고 생각하지요. 그러던 어느 날... 은지네 반에 홍콩에서 살다 온, 웃음까지도 동그랗게 보이는 지수가 전학을 와요. 은지는 지수를 보자마자 "홍콩"을 동경하게 되고 동글동글한 지수와 꼭 친구가 되고 싶습니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친한 친구로 남기로 한 민경이가 자꾸 신경 쓰이지요. 결국 지수와 은지는 친해지지만 그 둘을 질투한 민경이 때문에 민경이와 은지의 사이는 벌어지게 됩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상처를 주면서요. 셋이서는 친구가 될 수 없는 걸까요? "아무래도 민경이에게 셋이 친하게 지내자고 말해야 할 것 같았습니다. 셋이서는 천생연분이 될 수 없는지, 죽마고우는 될 수 없는지 물어봐야겠다고 생각하고 또 생각했습니다."...26p 은지는 원래부터 친한 친구였던 민경이도, 새로 친하게 된 지수와도 계속해서 친구를 하고 싶었죠. 왜 친한 친구는 셋이서는 할 수 없는지 의아해 하면서요. 그리고 아주 중대한 결정을 하게 됩니다. <<친구 몰래>>는 조성자 작가님의 전작인 <<엄마 몰래>>와 <<선생님 몰래>>에 이은 "세 번째 몰래 시리즈"에요. 지금까지는 "몰래" 나쁜 짓을 하다가 들키고 잘못을 뉘우쳤지만 <<친구 몰래>>에서 은지는 한층 성숙해진 모습을 보입니다. 바로 "몰래~" 좋은 일을 하게 되거든요.^^ 나도 양보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지만 그 친구의 마음을 달래주기 위해, 친구를 배려하기 위해 자신의 소중한 기회를 내놓습니다. 그리고 그 진심을 민경이가 알아주게 되지요. 셋이서도 단짝이 될 수 있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이 있다면 말이죠~. 민경이와 은지, 지수는 이번 일을 통해 잘 알게 되었겠죠? 마음이 잘 맞는 친구를 하나도 아니고 둘이나 만난다는 건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셋의 우정이 영원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