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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워도 괜찮아 ㅣ 아이앤북 창작동화 26
양승현 지음, 주미 그림 / 아이앤북(I&BOOK) / 201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어릴 적 제 모습도 참 수줍음이 많은 아이였습니다. 특히 발표하는 시간만 되면 두근두근, 쿵쾅쿵쾅... 손 들어볼 생각은커녕 선생님과 눈이 마주치지 않기 위해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아이들 중 하나였죠. 지금도 뭐 많이 달라지지는 않았지만 많은 경험을 통해 하고 싶은 말은 할 줄 아는 사람이 된 것 같기는 합니다.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면서 마치 제 모습을 보듯 똑같은 행동을 한다는 이야기를 선생님께 들었네요. 발표는 절대 안한다고! 하지만 제가 그랬듯, 엄마의 격려나 의도로 스스로의 모습을 바꾸기는 참으로 힘든 것 같아요. 그래서... 함께 변하기로 했습니다. 길에서 아는 분을 만나면 더 큰 소리로 또박또박 인사하고, 다양한 모임에 참가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고요. 그래서인지 적어도 아이는 이제 동네에서 인사 가장 큰 목소리로 잘~하는 아이로 소문이 났네요.^^
<<부끄러워도 괜찮아>>는 우리 주위의 수줍음 타는 많은 아이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조그만 실수를 해도 얼굴이 빨개지고 아는 어른을 만나도 우물우물 제대로 인사 못하고 같은 반 아이들에게도 너무 창피해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단비"의 이야기입니다. 단비는 조금 나서고도 싶고, 반 아이들과 친하게 지내고도 싶고, 무말랭이 할머니께도 전혀 두려워하지 않고 인사하고도 싶습니다. 그런데 그게 잘 되지 않아요. 말 한마디 하는 것이 너무나 창피해서 얼굴이 금방 시뻘개지거든요.

그런 단비를 위해 엄마는 보충학습 시간에 발레도 신청해주고, 심부름도 많이 시키는가 하면 반 아이들을 초대하여 생일 파티도 성대하게 열어주셨습니다. 단비는 이런 여러 경험들을 통해 부끄러움을 이겨낼 수 있을까요?

창피해서 딴에는 머리를 굴려 화장실에서 발레복을 갈아입다 더욱 엉망진창이 되어버린 에피소드라든가, 짝꿍 정우의 놀림에 저도모르게 소리를 꽥! 지르는 단비의 모습이 정말 귀엽습니다. 물론... 본인은 너무나 괴롭겠지만요~^^ 하지만 단비는 생일잔치에서 생일을 축하해준 예진이와 친해진 후 친구들에게, 이웃에게 조금씩 마음을 열게 됩니다. 무섭기만 했던 무말랭이 할머니는 그저 귀가 조금 어두우신 것 뿐이었고, 사실 다른 아이들도 단비의 행동에 일일이 신경쓰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거죠.~
이제 단비는 즐거운 학교 생활을 하게 될 것 같죠?^^ 사실 "부끄러움"은 남의 시선을 너무 의식하기 때문에 생깁니다. 조금 더 자신에게 당당하고 자신감을 갖는다면 자신이 창피하다고 생각되지는 않을거에요. 다양한 사건을 통해 수줍음을 이겨내는 단비의 모습에 크게 공감이 되는 이야기였어요.
아직도 아이는 큰 발표나 대회 같은 것에 스스로 나서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꼭 발표해야 하는 자리에서는 그만큼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죠. 열심히 노력할수록 앞에 나가 발표할 때에 그만큼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된 것 같아요. 그런 아이가 정말 기특합니다. 이렇게 경험을 쌓다보면 언젠가는 자신의 의견을 아주 잘 말할 수 있을 날이 오리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