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부터 아이들의 지식적인 면보다 인성이 중요시되면서 "인성 동화"가 전폭적인 지지를 얻고 있습니다. 부모의 말은 잔소리로 들릴테고 스스로 깨우쳐 바른 어른으로 자라주길 바라는 많은 부모들의 바램이 모여진 것이겠지요. 그저 이렇게 해라~의 충고식이 아닌 재미있는 동화 형식으로 아이들은 동화 속 주인공의 행동에 함께 반성하고 자신의 행동을 되돌아보게 됩니다. 새로운 인성 동화를 만났습니다. 그냥 동화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나만의 생각을 갖고 다른 이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구체적으로 토론할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하는 책이죠. 처음엔 그냥 요즘 자주 읽히는 인성 동화인 줄 알았는데, 주인공이 한 명이 아닌 여러 명으로 각각의 속마음을 들춰볼 수 있어 아이들마다 자신이 생각하는 바가 다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은우는 4학년 1반에 새로 전학온 아이에요. 그런데도 자신만의 스타일이 아주 확실하고 언제나 웃으며 아이들을 한데 모아 즐거운 일을 가득~ 벌이는 아이이지요. 은우 덕에 겉으로 떠돌던 소이나 어쩔 줄을 모르던 민규 등도 함께 해결해나아갈 수 있었어요. 하지만 학급 회의 시간에 은우의 "나눔 운동" 발언으로 아이들은 찬성과 반대로 나뉘게 됩니다. "누구에게 뭐가 필요한지 관심을 갖고 지켜봤다가 내가 나눠 줄 수 있는 걸 주는 거예요."...13p 그 나눔은 단지 필요한 물건 뿐만아니라 시간이나 재능 등도 될 수 있어요. 또 받은 사람은 다섯 사람에게 다시 나누어주어야 하지요. 그런 캠페인을 제시한 은우 때문에 반 아이들은 술렁입니다. 게중에는 전혀 참가하고 싶지 않은 준혁이도 있기 때문이지요. 아이들은 일주일 간의 생각 끝에 이 "보자기 운동"을 전교생을 대상으로 실시하게 됩니다. 그리고 반대했던 준혁이도 결국은, 나 혼자 힘으로는 해낼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지요.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란 영화가 생각났습니다. 내가 세 사람에게 친절과 사랑을 베풀면 다시 그 세 사람은 다른 세 사람에게... 이렇게 온 세상이 아름답고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아이와 그렇게 시작된 행복한 이야기. 사실 "나눔"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누구나 머리 속으로는 언젠가...를 꿈꾸며 나눔을 생각하죠. 하지만 그 언젠가...보다는 바로 지금, 아주 작은 것이라도 나누는 것을 습관화하는 것이 옳다고 책에서 알려주고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실천하는 힘"을 기르면 언제 어느때나 나눔을 행할 수 있다구요. 한 주인공의 이야기가 끝날 때마다 실제 아이들의 생각을 볼 수 있는 페이지가 있어요. "나눔"이 어떻게 좋은지, 혹은 강요된 나눔이 왜 안좋은지 등 아이들의 생각을 읽으며 내 생각도 정리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되겠지요. 책 뒤편에도 <나눔을 실천하는 꼼꼼 체크리스트>를 통해 나눔이란 무엇인지, 어떻게 실행에 옮겨야 하는지를 세세하게 알 수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나눔을 종용하기보다는 부모의 솔선수범이 따라야 한다는 사실에 고개가 숙여집니다. 이 책에는 오탈자가 많아 조금 실망스러웠습니다. 아주 좋은 내용의, 좋은 구성을 가졌다 하더라도 정확한 "한글"을 읽어야 하는 아이들 책에 이렇게 많은 오탈자가 있다는 것이 조금 안타까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