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에 이르는 길

한시에서 배우는 마음경영 ㅣ CEO가 읽는 클래식 2
홍상훈 지음 / 새빛 / 2010년 10월

학생일 때 가장 끔찍했던 과목이 한문이며 학력고사 때 네 문제 중 세 문제를 틀린 사람으로서 "한시"는 내게 범접할 수 없는 분야이다. 다만 동양 고전을 몇 편 읽으며 한시가 조금은 편해졌고 그 짧은 시구 안에 담긴 깊은 의미가 주는 파동이 내게도 전해졌으면...한느 마음은 있었다. 그래서인지 <<한시에서 배우는 마음 경영>>은 나처럼, 한시가 어렵지만 조금은 느껴보고픈 사람들에게 딱 알맞는 책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역시 어렵다. 한시만 보면 당연히 무슨 소리인 줄 모르겠고, 그 옆의 풀이를 봐도 바로 짠~! 하고 전해오지는 않는다. 그 뒤의 작가의 해설을 읽고나서야 "아~! 이런 의미가 있었구나... 이런 내용이구나..."싶은 내게 살짝 실망감도 생기고 한시 자체만 보고도 이해하고 내용을 파악하고 싶다는 오기도 생긴다. 그럼에도 몇몇 한시들은 풋!!! 하고 공감하게 되고 사람 살아가는 것이, 옛날이나 지금이나 남자나 여자나 신분의 높고 낮음이나 모두 같은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에 마음이 조금 느긋해지기도 한다. 

책은 모두 4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제 1장 어렵구나, 인생길>에서는 벼슬길에 오르지 못하거나 오히려 피해 깊은 산중으로 숨은 이들의 독백같은 시들로 힘든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이려는 자세를 읽을 수 있다. <제 2장 들끓는 감정을 녹이는 법>에서는 자기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봄으로서 자아 성찰에 이르는 시인들의 마음이 느껴진다. 아주 오래전부터 내려 온 명언들이 지금에도 사용되고 적용되는 것을 보면 이러한 성찰은 지금의 우리에게도 자신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를 줄 것이다. <제 3장 이 꽃 꺾어 누구에게 주리오>는 멀리서 그리운 님을 노래한 시들을 모아놓았다. 남성 시인이 쓴 여성이 주인공인 시들도 너무 애절하여 그 그리움이 뚝뚝 떨어질 듯하다. 하지만 너무나 에둘러 표현한 시구 때문에 해설 없이는 도대체 어디서 그 질투와 그리움, 원망을 찾아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ㅋㅋㅋ 해설을 읽고 다시 음미하면 그때서야 고개가 끄덕여진다. <제 4장 더 치열한 삶을 위하여>는 대부분 가족에게 주는 글들이 많아서인지 가장 공감할만한 한시들이 많았다. 특히 "죽지사"나 "자식들을 나무라다"의 경우가 그랬는데 그때에나 지금이나 남편을 기다리는 부인들과 자식들을 걱정하는 부모의 모습이 크게 다르지 않음이 재미있다. 

"행복은 외부의 어떤 것도 아닌 자신의 마음에서 만들어진다."...191p

생각하기에 따라 내 마음은 지옥이 되기도 하고 천국이 되기도 함을 잘 알면서도 그 마음을 다스리기가 영 쉽지가 않다. 치열한 삶을 살면서 우리가 가끔 하늘을 보거나 음악을 듣고 산책을 해야만하는 이유이다. 내 마음을 잘 경영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행복에 이르는 길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