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괄량이 서부 소녀 캐디 뉴베리 수상작 시리즈 (주니어김영사) 2
캐럴 라일리 브링크 지음, 김옥수 옮김, 한현주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08년 4월
평점 :
품절


"말괄량이"와 "서부 소녀"라는 제목만으로도 호기심을 자극하는데, 뉴베리 수상작 표시까지 쿵!하고 찍혀있으니 이 책을 집어들지 않을 수가 없었다. <내 이름은 삐삐 롱스타킹>의 삐삐가 생각나기도 하고, <톰 소여의 모험>의 톰이 생각나며 천방지축 소녀가 성장해 갈 이야기에 잔뜩 기대감이 부푼다. 

다 읽고 난 소감을 말하자면, 삐삐보다는 톰 쪽에 가깝다. 미국 남북 전쟁 당시의 서부 개척민인 우드론 가족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영국의 귀족 신분을 버리고 사랑을 선택하여 미국으로 이주한 캐디의 할아버지에서부터 편한 삶 대신 직접 일을 하고 자신의 삶을 개척하기를 바라는 캐디의 부모님과 조신한 숙녀이기보다는 드넓은 대지를 뛰어다니며 온갖 모험을 서슴지 않는 캐디에 이르기까지 우드론 가족은 새로운 시대에 걸맞는 개척민들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성장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우선 캐디조차 매일매일 숙녀가 되기를 원하는 엄마와 부딪힌다. 몸이 약했던 캐디가 건강해지기를 원해 바느질보다는 쟁기질을 가르치길 원했던 아버지의 원조가 없었다면 캐디는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해결 답안을 내놓은 진취적인 여성으로 자랄 수 없었을 것이다. 

캐디의 생활이 그저 모두 놀이로만 채워졌던 것은 아니다. 자신과 친한 인디언들이 쳐들어온다는 소문에 마을 사람들의 소동을 이해할 수 없는 벽처럼 느끼기도 하고, 아버지의 나라였던 영국의 귀족 사회와의 비교를 통해 "자유"와 "평등"이라는 개념을 깨닫는다. 약 1년여의 시간 동안 캐디는 마음껏 뛰어놀고 좌충우돌 사건을 일으키며 조금씩 어른이 되어갈 준비를 한다. 무엇보다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돕는 아버지의 지지는 그녀에게 가장 큰 힘이 되었다. 

"잠에서 깨어났는데, 어른이 되는 게 전혀 두렵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건 바느질을 하고 천을 짜고 코르셋을 입는 것과는 약간 달랐다. 그 이상이었다. 뭔가 스릴이 넘치는 일이었다. 그건 책임이었다. 아버지 말씀대로 그건 아주 아름답고 소중한 책임이었다. 이제 그걸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았다."...247p

서부 개척민들의 삶이 아주 잘 녹아 있다. 도시와는 아주 멀리 떨어진 시골이지만 증기선을 통해 들려오는 남북 전쟁이나 링컨의 암살 소식에도 귀 기울이며 기뻐하고 슬퍼한다. 인디언들의 대학살 소식에 두려움에 떨면서도 그들을 친구로 감싸안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무엇보다 "여자라서..."라는 불평등함 속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으려는 캐디의 노력에 뿌듯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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