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있어야 할 자리
캐런 로치 카터 지음, 최이정 옮김 / 도솔 / 2001년 12월
평점 :
품절


나는 3년에 한 번 정도는 이사를 다녀주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 그 이사가 가져오는 경제적, 심리적 부담은 둘째로 하고. 이유는 그저 찬장에, 구석구석 틈새에, 붙박이장에, 내가 알지 못하는 그 어느 곳에 쌓여있을 먼지와 잡동사니들 때문이다. 내가 평소 조금씩 정리하고 깨끗이 하지 못하는 것들을 이사와 함께 해결하려는 무척이나 안이하고 게으름뱅이적 사고방식이다. 

잘 안다. 그런데 또 잘 안 되는 것이 정리와 청소다. 그런데 만약! 나의 그러한 사고방식과 행동이 내 건강에, 남편의 직업과 명성에, 아이의 성적에, 최종적으로 가정의 불화로 이끈다면.... 그때에도 청소와 정리 대신 우아하게 소파에 앉아 책만 읽고 있을 수 있을 것인지! 

<<그것이 있어야 할 자리>>라는 아주 명백한 제목이 주는 메세지는 간단하다! 집안 구석구석 아주 깨끗이 청소하고, 정리하고 그곳의 기운을 북돋아줄 수 있는 아이템들이 적재적소에 자리한다면 내가 원하는 것, 이루고자 하는 것들에 훨씬 수월하게 다가갈 수 있다는 사실이다. 

동양에는 모든 것에 "기"가 흐른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오히려 "풍수"는 동양적인 사고방식임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저자는 미국인이다. 게다가 풍수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으며 많은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고 한다. 우리도 집을 알아볼 때에 아주 간단한 풍수 정도를 알고 고려하기도 하지만 구체적으로 풍수에 어떤 것들이 있으며 일상생활에 어떻게 적용하는 것인지는 거의가 모를 것이다. 풍수란 대부분 묘자리를 볼 때에만 사용한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때문에 이 책을 읽으며 거부감이 들 수도 있겠다. 나의 경우...^^ 언제나 책에 귀가 얇아 이미 이것저것 시도해보고 있지만.ㅋㅋ

책에는 9개의 카테고리(풍수 팔괘에 다른 집안 구조상의 영역)에 따라 집안에 있는 에너지의 균형을 잡기 위해 물건을 옮기거나 첨가하는 "치료법"을 알려주고 있다. 다양한 실례와 자세한 설명으로 그리 어렵지 않게  이해가 가능하다. 때로는 무슨 마녀의 주문이나 주술같은 생각이 들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만큼 그런 행동을 통해 나의 의지를 기에 불어넣는다고 생각하면 분명 그러한 행동이나 의식적 말이 내게 힘을 미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언제나 부정적인 생각과 말보다는 긍정적인 말과 행동이 나에게 다시 좋은 영향으로 돌아오지 않던가! 

"사용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버리거나."...229p

언젠가는 쓸모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어딘가에 쌓아두던 잡동사니들이 내게 좋지 않은 기를 불러들인다면... 얼른 정리하여 버리고 싶다. 책을 읽는동안 얼마나 자주, 청소하고 싶은 의욕을 느꼈던지... 책 속의 여러 아이템들을 모두 실천하지 못한다면 적어도, 구석구석 청소하고 깨끗이 정리하여 필요한 장소에 두는 것만이라도 해두고 싶다. 이사가 아닌 내 두 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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