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양순 할매 쫓아내기 살림어린이 나무 동화 (살림 3.4학년 창작 동화) 2
이은재 지음, 윤희동 그림 / 살림어린이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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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엔 다양한 가정이 참 많아졌습니다. 아빠가 엄마 역할을 하는 가정, 맞벌이 가정, 편부모 가정 등.. 부모가 아이들을 잘 보살피며 일도 하고 경제적으로 풍족하다면 아무 문제가 없겠지만 많은 아이들이 바쁜 부모들에게 충분한 애정을 받지 못하고 외로움에 비뚤어지기도 하지요. <<모양순 할매 쫓아내기>는 바로 그런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태범이네 엄마는 회사에서 능력을 인정받아 아주 바쁜 엄마에요. 엄마 대신 아빠가 직장을 다니시며 돌봐주고는 있으시지만 외동인 태범이에게는 그 애정이 조금 부족한 듯합니다. 아빠도 늦으실 때에는 밥도 혼자, 집도 혼자 봐야하니까요. 하지만 태범이는 잘 못 본 시험지도 감춰주시고 매일 조금씩이라도 놀아주는 아빠가 참 좋습니다. 그런데 태범이 아빠네 회사가 멀어지면서 태범이를 돌봐 줄 다른 어른, 모양순 할머니가 집으로 들어오면서 사건은 발생합니다. 



아빠와 둘이서 먹고 싶은 것 마음껏 사다 먹고 공부 대신 장난만 치며  좋은 시간을 잔~뜩 보냈던 태범이에게... 좋은 음식이라며 나물과 된장, 청국장을 반찬으로 만드시고 시간만 되면 함께 앉아 공부를 시키고 바른 예절을 강조하는 모양순 할매는 정말 너무너무 싫은 존재에요. 부모님께 모양순 할매의 나쁜 점을 일러바치려고 해도 예전에 선생님이셨다는 이력에 완전히 할머니를 믿는 부모님을 설득하기가 쉽지 않죠. 

마치 적과 같은 모양순 할매는, 그러나 태범이의 마음 속 깊은 곳을 읽어주는 유일한 분입니다. 끝도 없이 잔소리만 해대고 먹기 싫은 것을 먹이시지만 태범이가 잠들 때에는 자꾸만 불쌍하다고... 니 마음 다 안다고, 하실 때에는 태범이의 마음도 자꾸만 흔들립니다.  

"나는 깜짝 놀랐어요. 눈을 감고 느끼는 할매의 손길은 세상 누구보다 따뜻했어요. 거기에는 아빠 엄마한테서도 느껴보지 못한 뭔가가 있었어요."...101p

계획을 짜서 부모님을 내 편으로 만들어 모양순 할매를 쫓아내려고 했지만 마당 장군이던 태범이를 커다란 호랑이 장군으로 만들어주신 할매에게 자꾸만 정이 갑니다. 



태어날 때부터 아주 못된 성질을 갖고 태어나는 아이들은 없다고 하지요. 모두 부모가 아이들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아이들은 천사가 되기도 하고, 악마가 되기도 하죠. 태범이는 그저 외로웠을 뿐이에요. 하지만 그 외로움을 무엇으로 메워야 하는 줄을 몰랐던 것이지요. 모양순 할매는 태범이에게 함께 식탁에서 반찬 노릇을 해주시기도 하고, 밤에 이불을 차버리는 태범이를 쓰다듬으며 이불을 덮어주시기도 하면서 함께 생활로 몸을 부대꼈습니다. 잔소리를 하든 하지 않든 생활 속에서 이렇게 태범이의 외로움을 채워주셨던 모양순 할머니야말로 태범이의 진정한 가족이 아닐까요?

학교에서는 한 마디 제대로 말하지 못하고 부모에게는 어리광만 부렸던 태범이가, 모양순 할매를 위해 자신의 의견을 거침없이 주장합니다. 거기에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바라는만큼 자신의 의무도 함께 한다는 것을 깨달았을 거에요~. 이러한 태범이의 변화가 참으로 가슴 뭉클하게 다가옵니다. 할매는 이제 더이상 태범이의 공부를 봐주실 수 없을지는 모르지만 더욱 성숙한 관계로 맺어진 이들은 "가족"으로 다시 태어나 태범이에게 더욱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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