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올레 - 느리게 행복하게 걷고 싶은 길
이해선 지음 / 터치아트 / 2009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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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길을 만들었다는 서명숙님의 책을 읽고서는... 나도 언젠가는 꼭~ 올레길을 걸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평소, 움직이는 것을 정말 정말 싫어해도 왠지 올레길만큼은 나 자신을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인생에 무언가 해결점을 제시해줄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였다. 꼭 그렇지는 않다고 해도 나약하고 게으른 나 자신에 대해 처절하게 반성은 하게 되지 않을까~ 라는 막연한 기대감 같은 것이 있다, 올레길엔.

제주라는 섬에는 몇 번이나 여행을 했어도 갈 때마다, 누구와 함께 했느냐에 따라, 마음가짐에 따라 그 느낌이 참으로 다른 것 같다. 특히 올레길이 생기고 나서는 왜 나는 좀 더 여유롭고 한가로우며 자연 그 자체를 즐기는 여행을 하지 못했을까..하는 아쉬움으로 가득하다. 그래서 더욱 가고 싶다. 아무 생각 없이 그저 한 발짝 한 발짝 내딛는 것에 온 신경을 집중하며 그렇게 걸어보고 싶다. 이런 마음 속 생각 때문인지 최근 자꾸만 출판되는 "올레길"에 관한 책의 사진만 봐도 가슴이 두근두근하다. 

<<제주 올레>>는 "포토 에세이"이다. 그래서 글보다 사진이 더 많은 것 같다. 사진이 너무 작아 제주의 그 멋들어진 풍경을 다 담아내지 못했어도 그 작은 사진으로도 너무나 가보고 싶게 만드는 책이다. 나도 같은 곳에서 사진기 들이밀며 예쁘게 찍어보고 싶게 만드는 책이다. 그런데, 꼭~ 그만큼이나 이 책의 글이... 내겐 재미가 없다. 

왜 그런걸까? 한참을 생각해봤는데... 그 이유는 아마도 내가 올레길을 직접 걸어보지 못했기 때문인 듯하다. <<제주 올레>>는 올레길을 소개하는 여행책이 아니다. 이해선님이 올레길을 여행하며 느낀 짤막한 단편들... 아름다운 사진들...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에게서 들은 이야기들 같은 것들이 어우러진... "에세이"인 것이다. 때문에 이 책에는 그 지역에 얽힌, 그 길에 얽힌 신화나 전설 같은 이야기(알고 걸으면 그곳의 감동이 배가 될 것 같다.)들이 가득하고 홀로 수행하듯 걸어가는 작가의 생각들이 가득하다. 나는, 직접 걸어보지 못했기에 이 글에 공감이 되지 않는구나...하는 생각에 더욱 올레길을 걷고 싶어졌다. 

길을 걷다 만난 마을 할망과 할아버지들, 올레꾼들에게서 들은 이야기들이 작가에게 많은 영감을 주나보다. 스스럼없이 처음 만난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작가가 참으로 부러웠다. 그들에게서 새로운 이야기를, 정보를 얻고 편견을 없애고 감동을 받고 그렇게 올레길을 걸으며 조금씩 성장해 나아감을 느끼는 작가가 얼마나 부럽던지~!

가고 싶은 마음 굴뚝같아도 이것저것 마음에 걸려 훌훌 털지 못하는 많은 이들의 첫 관문은 "용기"가 아닐까. 책은 그 용기를 내게 해주는 도구가 될 것이다. 올레 여행을 계획하시는 모든 분들에게 행운이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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