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7번째 일요일 소담 팝스 1
자비네 루드비히 지음, 함미라 옮김 / 소담주니어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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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아주 오래전에 비슷한 영화를 본 기억이 난다. 제목이 뭐였더라? 하고 한참을 찾았더니 "사랑의 블랙홀"이다.^^ 20년이나 된 영화를 아직도 기억하는 이유는 아침에 눈을 뜰 때마다 똑같은 일상이 되풀이되는 하루의 설정이 참으로 인상적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하루동안 일어난 일이, 자고 일어났는데도 되풀이된다면... 다른 사람은 그러한 사실을 알지 못하고 자신만 모두 기억하고 있다면 도대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걸까?

<<9월의 7번째 일요일>>은 그러한 설정을 갖고 있다. 개학을 하루 앞둔 8월의 어느 일요일(정확하게는 19일). 프레디는 여느 일요일과 비슷한 하루를 시작한다. 다른 점이 있다면 방학의 마지막 날이라는 점과 그럼에도 특별한 외출 계획없이 따분한 일상을 보내야 한다는 것. 사춘기 언니의 냉담한 반응이나 바쁜 부모님과의 아침 식사 후에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을 하고 유일한 베프(베스트 프렌드)네 집에 들려 그 아이의 장황한 이야기를 들어주고 요양원에 계시는 할머니를 방문한다. 특별히 즐겁지도 슬프지도 우울하거나 행복하지도 않은 그야말로 평범한 일상이다. 

하지만 그 다음날도, 또 그 다음날도 20일인 월요일인 아닌, 어제나 그제와 같은 일요일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프레디는 평범한 일상 중에서 조금씩 변화를 주게 된다. 프레디의 행동 변화에 따라 사람들의 반응도 달라지고 따라서 알 수 없는 사고와 맞딱뜨리게 되거나 새로운 시도를 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좋은 의도를 갖고 다음날 한 행동의 결과는 우울하거나 불행, 좌절을 맞보게 되고 때로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인정하지 않았던 친구에 대한 진실에 눈을 뜨기도 한다. 이러한 괴리에서 프레디는 조금씩 고민하게 된다. 내가 옳다고 믿거나 사실이라고 믿었던 많은 것들이, 어쩌면 밖으로 드러난 것에 의한 모습이거나 결정이기 때문이라면, 진실은 어디에 있는 걸까.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거쳐 프레디는 조금씩 성장해 나아간다. 숨겨져 있던 진실에 조금씩 다가가고 남의 눈치를 보는 일 없이 자신이 하고 싶은 말과 행동을 함으로서 조금 더 당당하게, 후련하게 홀로 서는 준비를 해 가는 것이다. 

"왜 그런 말을 내뱉어 버린 걸까? 왜냐고? 왜냐하면 그렇게 생각했기 때문이다. 내내 그렇게 생각했는데, 단지 말할 용기를 내지 못했을 뿐이다. 하지만 아무래도 상관없다. "...276p
"열쇠는 멈추었던 시간이 언젠가 다시 흘러가게 되어 늘 똑같은 '오늘'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내일'이 올 것에 대한 하나의 약속같이 느껴졌다."...280p

반복되는 일상을 통해 프레디는 조금씩 용기를 내게 되고, 가족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으며 조금 더 넓게 세상을 바라보는 방법을 배우게 된 것 같다. 아이들은 실수를 통해 배운다. 틀리는 것을 두려워해서 행동이나 말하는 것을 꺼리게 되면 더 큰 것을 배울 수가 없다. 아주 조그만 용기 하나로 얼마나 많은 것들을 얻게 되는지 <<8월의 7번째 일요일>>을 통해 배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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