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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제 귀신을 이긴 아이 ㅣ 움직이는 학교 창작동화 1
노경실.강석호 지음, 김영곤 그림 / 명진출판사 / 2010년 5월
평점 :
품절
요즘 아이들 정말 바쁩니다. 학교 마치고 제대로 놀 시간도 없이 학원 쫓아다니고 집에 돌아오면 학원 숙제 하고, 학교 숙제 마치면 12시 가까이 되는 아이들 많다고 하더라구요. 빈둥거릴 시간, 신나게 뛰어 놀 시간이 없으니 아이들에게 "숙제"가 얼마나 큰 족쇄처럼 보일까요. TV의 한 프로그램을 보며 몇 번이나 내 아이는 괜찮은가 되돌아보게 되었답니다. 친구들과 함께 할 시간이 있는지... 집에서 빈둥거릴 시간이 충분한지... 그래도 숙제는 꼭 해야하고, 학원도 빠질 수 없으니 엄마는 늘 노심초사인 것 같아요.
<<숙제 귀신을 이긴 아이>>는 숙제를 너무너무 싫어하는 우주라는 아이에 관한 동화책이에요. 그런데 구성이 무척 독특하죠. 앞쪽은 원작 동화를, 뒤쪽에는 반 친구들과 함께 연극을 해볼 수 있는 희극으로 되어있거든요.
*** 동화 ***

우주는 숙제를 자주 해가지 않다가 어느 날 엄마한테 걸렸어요. 밖에서 놀다가 텔레비젼을 시청하고 저녁을 먹고 숙제를 하려고 하면 너무너무 졸린거죠. 좋아하는 여자 아이에게 잘 보이고 싶고, 엄마나 선생님께 혼나는 것도 싫지만 자신의 "끼"와 "개성"보다 "숙제"가 중요시되는 것 같아 우주는 숙제하기가 자꾸만 싫어집니다. 그런데 어느 날 그런 우주에게 숙제 귀신이 나타나요. 낮에는 신나게 놀고 공부도 안해도 되고 그저 3천일동안 밤에 숙제만 하면 된대요. 대신 방귀도, 똥도 쌀 수가 없다네요.ㅋㅋㅋ 우주는 숙제 귀신들의 꾐에 넘어갈까요?
이 책을 읽는 아이들은 숙제는 꼭~ 해야 하는 것("숙제는 기본"이라는 말이 자주 나오거든요.)이라는 느낌을 받겠지만 함께 읽는 어른은 숙제를 통해 기본을 쌓아가야하는 아이들이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을 이해하고 안타깝게 생각하게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결국 우주는 "숙제 때문에 내가 우주과학자가 되는 꿈을 이루지 못하는 일은 절대 없을 거"라고 장담하죠! 숙제귀신을 만나고 우주가 한층 성장한 것 같죠?^^
*** 희곡 ***
동화와 똑같을 줄 알았는데, 내용이 동화와 사뭇 다릅니다.^^ "우주"만이 주인공이 아니고 숙제 귀신들도 함께 주인공이 되지요. 우주도, 숙제귀신들도 서로를 만나고 많은 것을 깨닫고 함께 성장하는 이야기로요. 희곡이 시작되기 전에는 연극을 위해 어떤 것들을 준비해야 하는지 아주 자세하게 설명해주고 있어서 반 아이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연극을 꾸밀 수 있습니다.
희곡 속의 지문 이외에 작은 말풍선을 넣어 연극을 좀 더 효과적으로 만들 수 있는 물음들을 제시하고 있어 무척 좋았습니다.

아이들이라면 극 중간에 어떤 음악을 넣을지, 방귀의 효과음은 어떻게 처리할건지... 혹은 아이들이 생각하는 "숙제하기 싫을 때" 등으로 대사바꾸기를 시도하고 있어요. 그야말로 살아있는 독후활동, 체험이 되는 듯합니다. 아이들은 그저 책을 읽는 것을 그치지 않고 연극을 통해 어떤 것들을 배우게 될까요?
"어려운 문제를 풀기 위해 필요한 서로 돕는 협동심을 실천해서 모두가 한 마음으로 아이들을 만나러 다녔다. 또 남을 생각하는 배려와 자신을 희생하는 정신! 굽히지 않고 옳은 것을 해내려는 용기까지 실천으로 보여 주었다! 이런 모든 것들이 바로 숙제귀신이 숙제를 하는 진정한 이유다."...104p
진정 아이들에게 좋은 밑거름이 될 숙제를 통해 더욱 즐겁고 행복한 학교 생활을 해나갈 수 있었으면...하고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