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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명 마니아 - 유쾌한 지식여행자, 궁극의 상상력! ㅣ 지식여행자 9
요네하라 마리 지음, 심정명 옮김 / 마음산책 / 2010년 6월
평점 :
품절
이로써 요네하라 마리님의 책은 세 번째이다. 읽을 때마다 재치있는 그녀의 글에, 거침없는 결말에, 놀라운 생각에 빠져들었다.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는 거구나!', '어쩌면 이렇게 맛깔스러운 글을 쓸 수 있을까' ...등등. 같은 주제를 두고도 마리님의 책을 읽으면 좀 더 철학적이면서도 좀 더 재미있고 좀 더 과감하게 느껴진다. 내가 아는 지식은 아주 얕은 개울물인데 마리님의 지식 창고는 끝도 없는 바다인 것을 알겠다. 그 지식을 끝도없이 술술~ 줄줄~ 풀어낸다.
이번엔.... "발명"에 대한 이야기이다. 기존의 그녀의 글처럼 발명을 빗대어 정치, 경제, 문화 등을 비꼬는 놀라운 글일 것이라는 예상을 살짝 비켜났다. 내 예상대로의 글은 아주 일부분일 뿐... <<발명 마니아>>의 이야기는 대부분이 그녀의 놀라운 발명 이야기로 가득하다. 정말로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는 거지?"인 것.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라고 했던가? 일상생활의 불편함에서, 혹은 너무나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을 그냥 투덜대며 사는 사람들이 대부분인데 그 중 끊임없이 생각하고 고민하여 직접 개선해보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발명가인 것 같다. 평소 마리님의 글에서 톡톡 튀는 재치를 느끼기는 했지만 이분 또한 발명가의 기질을 갖고 계신지는 전혀 몰랐다. 하지만 <<발명 마니아>>를 통해 왠지 수긍이 가니 이 또한 마리님만의 개성인 듯 느껴진다.
아주 사소한 계기나 생각에서 시작하여 나무 가지처럼 뻗고 뻗어 생각은 다른 생각을 불러들이고 또 다른 계기를 만든다. 마리님의 발명은 때로는 황당하게 때로는 어이없게 생각되기도 하지만 왠지 공감이 가고 수긍이 가는 면이 없지 않다. 기계적인 부분을 잘 모르는 나로서는 "한겨울에 손 시리지 않게 누워서 독서하는 법"이라든가 "어디서나 에어컨"에서 지방을 이용하여 에너지를 만드는 것 등의 발명을 만나면 "올레~!!"를 외치지 않을 수가 없다. 왠지 그 필요의 처철함이 나와 꼭~ 같기 때문이 아닐까.
마리님의 발명은 자신에게 필요한 물품부터 사회적 이슈나 문제(유괴, 환경 오염, 전세계에서 벌어지는 전쟁, 사회적 약자 등)에서 출발한 해결법으로 새로운 물품을 발명하거나 제시하고 있다. 특히 에너지와 관련하여 몸 속의 피하지방이나 고혈압의 나쁜 콜레스테롤 등을 에너지화 하는 방법 등은 무척이나 귀가 솔깃해지는 발명인 것처럼 느껴진다.
요네하라 마리님의 책이 가장 재미있게 느껴지는 이유는, 아마도 그저 즐겁거나 새로울 것 같은 주제 속에서도 국제 사회의 문제점을 놓치지 않고 끊임없이 자신의 발명을 통해 비판을 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이러한 현안에 대해서는 거의가 2004년과 2005년에 씌어진 글이 많아 지금과는 사뭇 맞지 않을 것 같은 생각이 들지만 실제로는 그때와 지금의 국제 사회는 그다지 변한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 씁쓸해지기도 한다.
이 책을 읽는 또하나의 재미는, 바로 일러스트이다. 슥슥~ 아무렇게나 그렸을 것 같은 이 일러스트레이터의 서명은 아라이 야요인데, 알고보니 이 가명 또한 요네하라 마리님의 것이라는 사실!^^ 글을 아주 잘 나타내며 살짝 비꼬는 듯한 이 일러스트와 글이 아주 잘 어우러져 읽는 재미를 배가시킨다.
다음에는 또 어떤 책이 나올까...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한 번쯤은 생각해봤음직한 것들을 이렇게까지 발전시켜 뛰어난 발명품으로 탄생시킨 요네하라 마리님의 재치와 아이디어가 그저 놀라울 뿐이다. 얼토당토하지 않은 것들도 있지만 어쩌면 조만간 혹은 몇십 년 후에 마리님이 생각했던 그대로의 발명품이 등장하지는 않을까...하고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