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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중원 1 - 조선 최초의 의사가 된 백정, 만화로 만나는 SBS드라마
이기원 지음, 유영승 그림, 스토리이펙트 구성 / 주니어김영사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조선 최초로 의사가 된 백정의 이야기를 다룬 SBS 드라마 <제중원>이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만화로 재탄생했다. 우리집에선 드라마가 시작하기도 전에 아이가 잠드는지라 드라마를 잘 보지는 않지만 아이는 친구들을 통해 드라마의 내용을 이미 잘 알고 있다. 굳이 드라마까지 아이들 책으로 만들어야 하는가! 하는 물음에 대해선... "제중원"이라는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병원이 갖는 의미와 백정이라는 가장 낮은 신분으로 태어나 그 격차를 깨고 최초의 서양식 면허 의사가 된 박서양이라는 역사적 인물에 의의를 둘 수 있다. 그러니까 드라마와 만화 <<제중원>>의 주인공인 황정은 바로 이 실존인물 박서양을 토대로 만들어졌다.
박서양은 누구인가?
백정 박성춘의 아들로 태어나 제중원 앞에 버려진 후 제중원의 원장 알렌 아래에서 자연스레 의학을 접하게 되었다 한다. 천민 출신이라는 이유로 갖은 핍박과 멸시를 받았지만 수많은 어려움과 장애물을 극복하며 결국 조선 최초의 양의사가 된다. 그는 환자의 마음까지 헤아리는 훌륭한 의사임과 동시에 훗날 만주에서 독립군을 치료하는 독립운동가로 활동했다고 한다.
만화 <<제중원>>
만화 <<제중원>>은 박서양의 일생을 그대로 따르지는 않는다. 드라마화 했던 내용이므로 조금 더 극적으로 스토리가 구성되어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때는 조선 후기 근대화가 시시각각으로 다가오던 때이지만 아직은 신분의 격차가 아주 크던 때. 백정이라는 가장 천한 천민의 신분이었던 소근개(황정)는 어머니의 죽음 앞에서 가난과 신분 차이로 인해 커다란 좌절을 느낀다. 하지만 같은 칼로 소를 죽이는 일이 아닌, "사람을 살리는 일"을 할 수 있음을, 그것도 신분과 빈부 격차를 뛰어넘어 자신이 자신과 같은 사람들을 구할 수 있음을 깨닫고 의료의 길에 들어서게 된다.

황정과 대비되는 인물로서 백도양이 등장하는데, 그는 양반이라는 신분을 버릴 수 있을 만큼 의사가 되고 싶은 열망이 가득하지만 단지 그뿐, 환자에 대한 기본적 자세도 갖추어지지 않은 인간으로 묘사되고 있다.

책의 뒷부분엔 제중원이 설립될 당시의 역사적 환경에 대한 이모저모를 담고 있다. 황정이 그토록 멸시받을 수 밖에 없었던 조선의 신분 제도와 근대화에 불을 붙인 갑신정변에 대하여, 그리고 제중원에 대한 여러가지 역사적 사실까지. 이렇게 역사적 배경에 대한 지식을 쌓으며 만화를 읽으면 내용도 더욱 잘 이해되고 이야기는 더욱더 재미있어질 것이다.
만화 <<제중원>> 1권에서는 이제 막 제중원이 설립되었고, 황정은 알렌 아래에, 백도양은 헤론 밑에서 의술을 배우는 것으로 기본본 대립 구조를 이루며 극의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2권에서는 황정이 어떻게 의사가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지 사뭇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