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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의 일기 ㅣ 중학년을 위한 한뼘도서관 5
공지영 지음, 허구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06년 12월
평점 :
유명한 작가의 동화를 읽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공지영의 소설을 읽으며 느꼈던 다양한 감정들을, 동화 속에선 어떻게 풀어냈을지 참으로 궁금하더라구요.
그래서 <<미미의 일기>>를 읽으며 무척 즐거웠습니다.
하지만 그 이유때문만은 아니에요.
<<미미의 일기>> 속 미미가 무척이나 귀엽고 깜찍한 캐릭터이고, 그 아이의 생각이 마치 우리 딸이나 딸 친구들을 보는 듯해서 그 아이들의 엉뚱한 행동과 조금씩 자라나는 생각들을 읽으며 즐거웠던 것이지요.
이 동화는 말 그대로 "미미"라는 아이가 쓴 일기 형식으로 진행됩니다.
미미는 10살을 맞는 생일에 아빠에게 일기장을 선물받게 되고, 그 일기장에 "제제"라는 이름을 붙여 자신의 생활과 생각 등을 털어놓으며 때로는 위로받고, 때로는 화풀이도 하고, 기쁨도 나누며 성장하게 되지요.
미미는 참 감수성이 풍부한 아이에요.
벚꽃이 떨어지는 숲 속 길목을 보고 "숲의 생일"이라고 부르며 저절로 발길이 숲으로 향하는가 하면, 10살 생일을 맞아 이제 자신은 더이상 어린이가 아닌, 우아하고 어른스러운 10대 소녀라고 주장하지요(사실과는 정반대이지만요.ㅋㅋ).
하지만 그런 미미의 감정이나 생각에 어른들은 전혀 공감해주지를 않습니다.
어른들은 어른들만의 잣대로만 미미를 대하고 그래서 미미는 억울하고 어른들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이담에 아무리 좋아도 그렇지, 한 번밖에 없는 십대는 가고 있는데요. 우리들도 사는 건데요. 어른 되어서 좋아야만 좋은 건 아니잖아요. 아이 때 좋아도 좋은 건데요."...90p
아이들이 누릴 수 있는 특권들(신나게 놀기, 마음껏 사색하기, 마음대로 공상하기 등등)을 정말 잘 누릴 줄 아는 미미는 미미 나름대로 성장해 나아갑니다.
학원이나 과외를 받지 않아도 이리저리 우왕좌왕 부딪혀가며, 책을 마음껏 읽고 마음껏 사색하면서 조금씩 조금씩 성장합니다.
"제제, 나는 엄마 말씀대로 착하고 명랑하고 예쁜 소녀가 되고 싶지만 아픈 것을 두려워하지는 않겠어요. 나무에 오르다가 떨어지기도 하고 팔과 다리에 생채기를 내기도 하면서 무럭무럭 크겠어요."...213p
미미의 성장이야말로 정말로 행복하고 꽉~찬 성장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록 부모의 이혼을 겪고 다른 이들의 눈으로 봤을 때 그리 모범생은 아닌 미미이지만 사실 그 어떤 아이들보다 행복하고 무엇이 진짜로 옳고 그른지를 알고 있는 미미이지요.
공지영의 소설과 비슷한 듯, 많이 다른 이 첫 동화가 무척 재미있어서 그녀의 다른 동화도 많이 기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