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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한지 9 - 아아, 백제여!
김정산 지음 / 서돌문학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한 나라가 얼마나 허망하게 사라질 수 있는지... 백제와 고구려를 보고 알겠다.
십, 이십 년 전까지만 해도 신라보다 더욱 부강하고 강한 나라가 백제와 고구려였건만...
총명하지 못한 임금에게 혜안을 지닌 충신들이 죽고, 나라를 위한다는 기치 아래 20여 년 독재했던 연개소문이 죽으니 그 강하던 나라들이 스러지는 것은 한낱 꿈과 같다.
하지만 나라는 망해도 그 나라를 지키려는 백성은 죽지 않았다.
"그랬다. 임금이 죽고 사직이 망하는 거야 어째도 좋았다. 그들이 창칼을 들고 적과 싸워야 할 이유는 임금을 위해서도 사직을 위해서도 아닌, 바로 자신과 처자식을 위해서라는 당연한 사실을 계백은 스스로 식솔들을 죽임으로써 분명히 가르쳐준 셈이었다."...22p
비록 임금이 죽었지만 자신들의 나라를 지키려는 백성들의 마음이 이와 같으니 의병이 일어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래서 신라는 당의 위협에도 함부로 당과 싸울 수가 없고, 당 또한 자신들의 부속국으로 만들기 위해 애를 쓰지만 쉽지 않다.
<삼한지 9>권에서는 이렇게 당과 신라의 신경전이 돋보인다.
서로가 서로의 계책을 알아채고 어떻게 대응하는지에 따라 행동한다.
아직까지는 한 치 앞도 내다볼 수가 없다.
<<삼한지>>를 읽으며 거듭 계속되는 것이, 언제나...언제나 한 두사람의 영위와 욕심으로 인해 전쟁에서 패하고, 나라를 빼앗겼으며 다시 되찾자는 목표 아래서도 흔들리게 된다는 점이다.
그들만 아니었던들 어째서 백제가 다시 일어나지 못하였을까.
삼한일통을 이루려는 신라의 기백과 목표가 더욱 확실하고 위로는 왕으로부터 아래에는 백성에 이르기까지 일관된 일념으로 행했기 때문에 이러한 결과가 나왔으리라 생각한다.
반돌의 일화(계백과의 싸움에서 나라를 위해 목숨을 잃은 어린 화랑) 등은 눈물을 자아내고 알량한 신하들의 변절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당의 신라에게 이겼거나, 연개소문이 10년을 더 살았다면... 지금 우리나라는 어찌 되었을까.
이제 마지막 한 권만을 남겨놓고 있다.
신라가 의병군으로 들끓는 백제와 고구려를 아우르고 흑심이 가득한 당나라를 내쫒을 수 있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