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권에서 신비한 소년과 오빠의 실종을 놓고 미스테리한 분위기를 자아내던 <<프로즌 파이어>>는 2권을 맞아, 내가 예상하던 결말과는 전혀 다르게 하지만 충분히 예측 가능하게 끝을 맺었다. 조금 ... 충격이다. <리버 보이>처럼 깔끔하고 상큼한... 깊은 의미를 지니면서도 "희망"을 간직한 결말이 나오리라고 예상했기에 눈과 불의 이미지를 차용하여 차갑고도 깨끗한, 그 빛에 압도당할만큼의 새하얀 이미지와는 정반대의 인간 심리를 파고든 작품이어서 당황했다. 언제나 깨끗하고 바른 것만을 보고 살 수는 없는 일이지만 그래도 항상 좋은 것만 보고 싶은 것이 사람들의 보편적인 심리인지라 바로 그 빈틈을 지르고 들어오는 팀 보울러의 소설이 어쩌면 조금 부담스러울 수도 있겠다. 아마도 그러한 심리를 이야기한 것이 아닐런지... 더스티 또한 오빠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 신뢰... 그리고 2년이 흐르면서 더욱 추앙하고 미화시켰을 오빠에 대한 이미지가 밝혀지기 시작하면서 느꼈을 당혹감, 배신감과 자신에 대한 실망감 등이 더욱 뼈저리게 느껴진다. 과연 그 소년은 무엇이었을까. 그 정체가 끝까지 밝혀지지 않았기에 궁금증이 더한다. 하지만 그 뜨겁고도 차가운 소년으로 인해 더스티는 드디어 앞을 가린 안대를 벗고 세상을 바로 바라볼 수 있는 눈을 갖게 되었으리라 추측해 본다. 이제 앞으로 더스티가 바라보는 세상은 어떤 세상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