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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어디 가요? 쑥 뜯으러 간다! - 옥이네 봄 이야기 ㅣ 개똥이네 책방 4
조혜란 글.그림 / 보리 / 2007년 3월
평점 :
그림책 첫 장에 이 책에 대한 설명이 한 문장으로 나와있네요.
"옥이네 봄 이야기는 지지배배 제비 오는 봄날에 맛난 반찬 귀한 반찬 하러 들로 산으로 갯가로 뛰어다니는 일곱 살 옥이와 옥이 할머니 이야기입니다."...(본문 발췌)
<<할머니 어디가요? 쑷 뜯으러 간다!>>는 총 3편의 이야기로 나뉘어 있습니다.
그저 흔한 그림책으로 생각했다가 표지를 넘기고, 한 장 한 장 책장을 넘길 때마다... 이야기가 담고 있는 그 무게(이야기가 우중충하니 무겁다는 뜻이 아닌, 참 많은 것들을 담고 있다는 뜻이어요.^^)와 아기자기함에 곧 "와~!"하고 감탄하게 되지요.

할머니가 옥이 머리를 엉망으로 잘라버려 옥이는 속상한 마음에 울음을 터트리고 잠들다 일어나보니 쑥개떡이 보입니다.
그 맛있는 냄새에 정신없이 먹어버리곤 할머니를 찾아나서죠.
"할머니! 할머니! 어디 가요?"
"우리 옥이 예쁜 옥이, 쫀득쫀득 쑥개떡 향긋한 쑥개떡 해 주려고 쑥 뜯으러 간다!"
길가에, 풀숲에, 여기저기 어디서나 잘 자라는 쑥을 오순도순 앉아 캐는 할머니와 옥이의 모습이 참으로 정겹습니다.
한 광주리 가득 캔 쑥은 쑥전으로, 쑥 버무리로, 쑥 된장국으로... 그리고 쑥개떡까지!
할머니와 옥이는 마을 사람들에게 쑥개떡을 나누어주고 남은 것은 장터로 나가 팔지요.
한 푼.. 두 푼... 모은 돈으로 할머니와 옥이는 무엇을 하게 될까요?^^

옥이네 봄 두번째 이야기는 "엄나무 순" 이야기에요.
뾰족뾰족 엄나무 순 쌉쌀한 엄나무 순을 캐기 위해 할머니 손은 망가지고, 그래도 손녀를 위해 열심히 캐시는 할머니의 모습에 뭉클!합니다.
동네 분들의 가죽나무 순, 옻나무 순, 두릅을 받아 엄나무 순과 함께 장에 팔러 나온 할머니와 옥이는 깜돌이라는 강아지와 함께 돌아오게 됩니다.

오늘도 맛난 반찬, 귀한 반찬 구하러 산으로 가는 할머니와 옥이.
이번 이야기는 "고불고불 쑥쑥 올라온 고사리"입니다.
끓는 물에 데쳐서 장독 위에 평상 위에 광주리에 죽죽 널어서, 햇볕에 꼬들꼬들 말린 고사리.
마치 3월부터 5월 까지의 이야기를 담은 듯한 이 옥이네 봄 이야기는 투박한 듯 섬세한 그림과 함께 무척이나 정겹게 느껴집니다.
손녀를 무척이나 사랑하는 할머니의 사랑을 알 수 있고, 할머니와 함께 하는 옥이의 일상이 너무나 그립고 부럽습니다.
그저 봄에는 어떤 나무들이 있나...를 보여주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 나물들로 해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이나 조리 방법 등도 나와 있어 아이들이 오늘 저녁엔 나도 먹을래!하고 조를것만 같습니다.
우리 아이들도 산으로, 들로 나물을 캐러 다닐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옥이처럼 쑥이 반, 잡초가 반이 되더라도 말이죠.^^
넉넉하지 못해도 어린이날에는 아이들을 위해 차곡차곡 모았던 돈을 꺼내어 선물도 하실 줄 아는 할머니가 정말 멋집니다.
이제 도시 아이들에겐 옛날 이야기가 되어버린 듯한 이 즐겁고 행복한 일상을 책으로나마 알려주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