샬롯의 거미줄 (양장본)
엘윈 브룩스 화이트 지음, 가스 윌리엄즈 그림, 김화곤 옮김 / 시공사 / 2006년 3월
평점 :
품절


내겐 꿈이 있었는데, 그건 아이가 잠잘 때 긴~ 책을 몇 장씩 읽어주는 거였다. (외국 영화를 보면 이런 장면이 참 많아서...ㅋ) 짧은 그림책을 몇 권씩 읽는 것보다 집중도도 좋을 것 같고, 다음 내용을 상상하며 잠들면 훨씬 재미있을 것 같아서였다. 그렇게 처음 선택한 긴~ 책이 바로 <<샬롯의 거미줄>>. 하지만 나의 원대한 포부는 단 하루만에 깨졌다. 좀 긴~ 동화책이다보니 중간 중간 아이가 처음 듣는 어휘들이 튀어나왔고, 아이는 어김없이 그냥 넘기지를 않았다. 그렇게 이야기가 자꾸 끊기고 또 다음 이야기는 내일 읽어준다고 하니... 아이는 잠이 들기는커녕 궁금해서 잠이 안온다고 짜증.ㅋㅋ 

무녀리(한배 새끼 가운데에서 맨 먼저 태어난 새끼)로 태어난 죽임을 당할 뻔했던 윌버는 펀의 도움으로 살아남게 된다. 펀과 함께 산책하고, 맛있는 우유를 먹고, 편안한 낮잠을 자던 윌버는 제법 자라 다른 농장을 팔려가게 되자 무척이나 무료하고 외로워한다. 생활은 무척이나 돼지다운 환경이지만 윌버는 "친구"를 원했던 것이다. 

"윌버는 먹을 것이 아니라 사랑을 원했다. 함께 놀 친구를 원한 것이다. "...40p
"친구를 원하니, 윌버? 내가 네 친구가 되어 줄게. 하루 종일 너를 지켜봤는데 네가 마음에 들었어."...44p

이때 나타난 샬롯. 처음 윌버는 샬롯에 대한 두려움과 의심을 가졌으나 시간이 흐르며 샬롯의 친절한 마음씨와 의리, 믿음을 신뢰하게 된다. 처음엔 펀에게 의지했지만 샬롯과 우정을 나누며 샬롯이 거미줄로 새겨주는 대단하고 눈부시고, 겸손하도록 노력한다. 

"산다는 건 뭘까? 이렇게 태어나서, 이렇게 잠시 살다가, 이렇게 죽는 거겠지. 거미가 모두 덫을 놓아서 파리를 잡아먹으며 살기는 하지만, 알지 못할 게 있어. 어쩌면 난 널 도와 줌으로써 내 삶을 조금이나마 승격시키려고 했던 건지도 모르겠어. 어느 누구의 삶이든 조금씩은 다 그럴거야."...216p

친구가 되어주고, 그 친구의 목숨을 구해주려 머리를 짜 내고 밤을 새며 그것을 실행에 옮겼던 것은... 친구였기 때문이고 샬롯 스스로의 삶에 의미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샬롯의 알주머니를 윌버 또한 그렇게 지켜내려 했는지도... 대대로 샬롯의 자손들과 계속해서 친구가 되었지만 그 누구와도 샬롯만큼의 우정을 나누지 못한 것은 샬롯과 윌버의 아주 특별한 경험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서로가 서로에게 가장 특별했던 경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