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재능에 꿈의 날개를 달아라
박미희 지음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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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제 피겨의 여왕 김연아양은 명실상부한 국민 여동생으로 자리잡았다. 그녀를 따라 피겨에 입문하는 어린 소녀들이 생겨나고 붉은악마처럼 승냥이들이 그녀의 경기에 함께 하며 일반 국민들도 피겨 스케이팅 중계를 빼놓지 않고 보고 있으니 그 인기가 하늘을 찌를 듯하다. 도대체 이렇게 멋진 소녀를... (대한민국에서 피겨의 여왕이 탄생하리라고 그 누가 생각했으랴!) 누가... 키웠을까. 교육열..하면 세계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울 대한민국 엄마들이 이 질문에 궁금해하지 않았을까. 마치 그 대답을 하는 듯 작년에 연아양의 어머니께서 <<아이의 재능에 꿈의 날개를 달아라>>를 쓰셨으니 그 내용이 참으로 궁금하다. 

하지만 나는 사실 천재는 타고 나는 것이므로 그녀의 어머니가 뭐 얼마나 대단했을까(극성파라는 얘기는 듣긴 했어도)...하는 마음이 있었다. 그러므로 이 책이 육아서가 아닌, 연아양 이야기에서 끝나지 않을까..미리 짐작했던 것이다. 끝까지 읽고 난 뒤에는, 역시 섣부른 편견은 옳지 않다는 결론이다. 물론 누구나 언급하듯 김연아양은 타고난 천재이지만 그 뒤에는 확실히 그녀의 어머니가 존재하고 있었다. 그리고 우리가 우연이라고 생각했을 수 있던 모든 것들이 사실은 모두 만들어진 노력에 의한 것이었음을 확인했다. 

아이에게 어떤 재능이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부모로선 가장 힘든 일이다. 이것 저것 시켜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이고, 끊임없이 애정을 갖고 살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이니... 또 그 재능을 발견했다고 반드시 아이를 뒷받침해줄 수 있는 환경이 되지 않을 수도 있으니 부모로선 정말... 진퇴양난일 수도 있다. 

"나는 아이의 미래는 결국 아이가 말해준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의지를 말로 표현하지는 못할지라도 행동으로, 표정으로, 감정으로 반드시 보여준다."...21p
"내 게으름 때문에, 내 안이함 때문에 아이의 재능을 꽃피우지 못하고 접게 될까봐 나는 두려웠다. 그래서 학교 다닐 때보다 더 열심히 공부했고, 연애할 때보다 더 열렬히 아이에게 몰두했다. "...6p

평소에도 움직이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고, 마냥... 게으르고픈 내가 항상 고민해오던 점이다. 아이의 문제가 아닌, 바로 내 게으름으로 인해 아이가 제대로 재능을 꽃 피우지 못하면 어떡하나... 아이에게 어떤 재능을 발견했을 때, 나는 내 자신을 포기해가면서까지 아이를 뒷받침해줄 수 있을까...하는 생각들. 

김연아양의 어머니 박미희씨는 그 어떤 육아서를 참고하지 않고서도 그저 "연아를 보면서 원리를 터득하고, 연아를 보면서 방법을 찾아냈다"고 한다. 사실 아이마다 모두 성격이나 반응이 다르기 때문에 아이에게 집중해서 관심을 갖는 것이야말로 가장 훌륭한 육아 방법이지만 많은 부모들이 그 사실을 놓치고 있기도 하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점을 잘 꼬집어 주고 있어 내게는 큰 도움이 되었다. 또 아이를 키우며 느낀 경험담은 무척이나 솔직담백해서 평소 내가 걱정하고 고민하던 것들에 대한 해답이 절로 나오는 듯하다. 그러함에도 정석은 바로 "내 아이"임을 깨닫는다. 

"아이를 믿고 맡기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엄마는 그것을 '보호'라고 생각하지만 그러는 동안 아이가 뭔가를 자율적으로 판단하고 결정하는 능력은 사라진다. 나설 때는 나서지만, 물러설 때는 저 뒤편으로 물러나주기도 하는 것, 그것이 엄마가 받아들여야 할 몫인 것 같다. "...148p

엄마로서 끊임없이 연구하고 공부하는 자세가 정말 남다르다. 이 연구와 공부는 아이의 재능에 관련된 것에서부터 올바른 육아와 사춘기 대처법, 선생님들을 대하는 법에 이르기까지.. 정말 광범위하다. 이 모든 문제들이 박미희씨가 직접 겪은 경험에서 나온 노력과 해답이기에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엄마라는 사람의 의무가 무엇인가... 역할은 어디까지고 아이에게 어떤 존재가 되어야하는지를 되돌아보게 해주는 시간이었다. 이 책은 일반 부모들과 피겨 꿈나무들을 키우는 피겨맘들에게까지 아주 좋은 육아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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