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장 지글러 지음, 유영미 옮김, 우석훈 해제, 주경복 부록 / 갈라파고스 / 2007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람은 이기적인 동물이라 눈에 보이지 않으면, 내 주위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잘 알아채지 못하는 것 같다. 그래서 가끔 TV에서 기아 체험이나 그와 비슷한 방송을 볼 때면... '아~ 이 지구 어딘가에선 저런 아이들이 있었지..'하고 새삼스레 놀라곤 한다. 하지만 그때만 잠시, 일상으로 돌아온 나는 또 그들의 이야기를 잊어버린다. 마음 한구석엔 그들을 돕고 싶은 마음이 없는 건 아니지만 지금은 나도 하루하루 살기 힘들다는 핑계를 대고 한발 물러서버리는 것이다. 그리고 한 번도.... "왜" 그들이 그렇게 굶주리는가에 대해선 생각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2005년 기준으로 10세 미만의 아동이 5초에 1명씩 굶어 죽어가고 있으며, 비타민 A 부족으로 시력을 상실하는 사람이 3분에 1명 꼴이라고 한다. 또 세계 인구의 7분의 1에 이르는 8억 5000만 명이 심각한 만성적 영양실조 상태에 있다고... 한쪽에선 먹을 것이 남아돌아 쓰레기통에 버려지고 있는데... 왜 한쪽에선 이렇게 먹을 것이 없어 아무 죄없는 아이들까지 굶어죽어가는걸까...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는 아들에게 "기아"란 무엇인지, 어떻게 시작되고, 왜 사라지지 않고 있는지 등에 대해 아주 상세하게 설명해주고 있는 책이다. 학교에서도, 언론에서도 가르쳐주지 않는 "기아의 진실"에 대한 이야기이다.
"현재로서는 문제의 핵심이 사회구조에 있단다. 식량 자체는 풍부하게 있는데도,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그것을 확보할 경제적 수단이 없어. 그런 식으로 식량이 불공평하게 분배되는 바람에 안타깝게도 매년 수백만의 인구가 굶어죽고 있는 거야."...37p
세계 이곳저곳에서 일어나는 기아 문제와 그 반면 또 다른 곳에서 일어나는 터무니없는 이기적 행동들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구조적으로든 경제적으로든 환경적으로든 기아는 발생했고 그것을 타파해보려는 노력이 무색하게 과두체제나 다국적 기업의 횡포 등 사회적 구조에 따른 문제로 여전히 그들에게는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사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그럼 어떻게 해야 이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 무엇보다도 인간을 인간으로서 대하지 못하게 된 살인적인 사회구조를 근본적으로 뒤엎어야 해. 인간의 얼굴을 버린 채 사회윤리를 벗어난 시장원리주의 경제(신자유주의), 폭력적인 금융자본 등이 세계를 불평등하고 비참하게 만들고 있어. 그래서 결국은 자신의 손으로 자신의 나라를 바로세우고, 자립적인 경제를 가꾸려는 노력이 우선적으로 필요한 거야."...153p
많은 국제 기구들과 수많은 사람들의 도움에도 불구하고 아직 많은 아이들이 굶어죽어가고 있지만 그래도 단 한 아이의 생명이라도 살리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그렇게 조금씩 우리의 의식 변화가 일어나고 관심을 갖는다면 조금이라도 더 많은 아이들을 살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