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한 야곱 청소년문학 보물창고 1
캐서린 패터슨 지음, 황윤영 옮김 / 보물창고 / 2008년 8월
평점 :
절판


난 성경책 내용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어서, 이 책의 제목을 보고는 내용을 상상할 수 없다. 하지만 이 책에서 로마서 9장 13절이 얼마나 중요한 구절인지를 알게 되면... 소름이 끼칠 정도가 된다. 

"로마서 9장 13절. 성경에 기록된 바, 내가 야곱은 사랑하고 에서는 미워했다."...230p

이삭과 리브가 사이에서 쌍동이로 태어난 야곱과 에서. 하지만 동생인 야곱이 팥죽 한 그릇으로 형의 지위를 사고 아버지를 속여 축복을 가로채 하나님에게도 엄청난 축복을 받는다는 이야기란다. 너무 불공평하지 않나? 착하고 정직한 사람이 상을 받아야 하는게 아닌가? 세상은 그렇게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서도, 역시나 억울하고, 억울하다. 

사라와 캐롤라인은 쌍동이이다. 하지만 너무나 약하게 태어난 캐롤라인 때문에 사라는 언제나 찬밥이었다. 가족 사이의 추억은 모두 캐롤라인에 관한 이야기이고, 아무도... 그때 사라가 어땠는지는 기억하지 못한다. 사랑은 관심이어서 자신이 사랑받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사라는 묻고, 또 묻지만 돌아오는 것은 무관심 뿐이다. 

그런 사라에겐 역시나 외톨이인 콜과 외지에서 돌아와 마을 사람들과는 다른 이방인처럼 살아가는 선장 할아버지와의 관계가 전부다. 콜과 사라는 단짝 친구이고, 선장 할아버지는 캐롤라인이 붙여준 휘즈(쌕쌕이)라는 별명이 아닌, 유일하게 자신의 이름을 불러준 사람이었다. 다른 어른들과는 다르게 쾌할하고, 약삭빠르고, 아름다운 캐롤라인보다 그 밑에 가려진 자신만의 본모습을 보아줄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 기대조차 어긋나버렸다고 사라는 생각한다. 

무참할 정도로 사람들에게, 친구들에게, 가족들에게 무시당하는 사라의 모습에 정말 화가 날 정도이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을까. 왜 아무도 사라만의 장점을 보아주는 사람이 없는걸까. 비참할 정도로 무관심에 버려진 사라에게 공감되는 것은 나 또한 세상을 약게 살기 보다는 잘 속아 사기도 잘 당하고, 약삭빠르지 못해 항상 피해를 보는 쪽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렇기에 사라가 이대로 주저앉아서는 안되었다. 나까지 함께 절망해버릴 것 같으니 말이다. 

하나님에게조차 버림받았다는 느낌에 절망하던 사라는, 마지막 희망의 끈마저 끊어져버리자 그 밑바닥에서 비로소 다시 희망을 찾는다. 자신 안에 있던 모든 두려움, 걱정을 누르고 용기를 내어보기로 한다.

"마침내 이 섬을 떠나 내 쌍둥이의 길고 긴 그림자에서 벗어나 한 인간으로서 나 자신을 만들어 갈 수 있게 해 준 그 한 마디 말이 정말 고마웠다."...294p

캐롤라인보다 훨씬 더 많이 보고싶을 거라는 엄마의 말. 그거면 됐던 것이다. 가족에게, 친구에게 관심과 사랑을 받는 일. 그것만큼이나 중요하게 살아갈 이유가 또 어디 있을까. 엄마의 선택을 이해할 수 없었던 사라가 엄마와 비슷한 삶을 살게 되었을 때는 또 얼마나 가슴이 졸이던지... 하지만 사라는 자신의 삶이 되풀이되지 않는 선택을 함으로서 자신의 모든 트라우마를 극복한다.

그것은 언제나 "관심"과 "사랑"이다. 홀로 남겨지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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