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하늘말나리야 - 아동용, 중학교 국어교과서 수록도서 책읽는 가족 1
이금이 글, 송진헌 그림 / 푸른책들 / 2007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가족" 이라는 이름으로 구성원 모두가 하루하루 즐겁게 살아갈 수 있다면 정말 좋을텐데, 꼭 즐겁지는 않더라도 나쁘지는 않은 평안한 생활을 할 수 있다면 좋을텐데... 우리의 삶이라는 게 그리 쉽지만은 않은가보다. 특히 생각이 많아지고, 세상의 중심이 "나"라고 생각되는 사춘기에 가정 불화를 겪는다면 더욱 그러하다. 어른들은 자신들만의 문제만으로도 힘이 들어서인지, 아이들을 내버려둔다. 혹은 사춘기니까 예민하게 받아들일 뿐,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겠지...하고 생각하는 것이다. 아이들이 받은 상처는 그렇게 방치되고만다.

<<너도 하늘말나리야>>는 미르, 소희, 바우라는 세 친구에 관한 이야기이다. 엄마와 아빠가 이혼하고 엄마를 따라 시골로 내려와 살게 된 미르, 어릴 적 아빠를 잃고 엄마도 재가하여 할머니와 둘이서만 살아가는 소희, 엄마가 돌아가신 후 "선택적 함구증"으로 말을 하지 않는 바우.... 이 세 친구의 각자의 이야기와 마음 속 성장을 그리고 있다.

미르는 왜 엄마와 아빠가 이혼했는지 알 수가 없다. 아직 아빠는 엄마를 사랑한다는데... 엄마는 자세히 설명해주지도 않는다. 게다가 너무나 촌스러운 시골 생활은 영 어색하기만 하다. 그 가운데 미르에게 위로가 되는 것은 진료소 마당에 자리잡고 있는 500년이 넘었다는 느티나무와 그 그림자 뿐이다. 

"한 자리에 서서 오백 년의 세월을 거치는 동안 얼마나 많은 것을 보고 겪었을까. 미르는 가지에 밧줄을 동여매고 서 있는 느티나무를 보자 지금 자신이 겪고 있는 일들이 별것 아니라는 생각이 슬며시 들었다."...33p

소희는 할머니와 둘이 살면서 무척이나 어른스러운 아이로 자랐다. 주위 어른들의 기대에 맞게 행동하고 말해왔던 것이다. 하지만, 미르의 엄마와 미르를 보며 소희도 조금씩 틀에 맞추어 살아온 자신을 답답하게 생각하게 된다. 미르와 소희, 바우는 모두 결손 가정의 아이들이다. 부모 중 한 명이 존재하지 않음으로서 오는 외로움과 허전함에 아이드은 각기 다르게 반응한다. 미르는 어리광을, 소희는 자신의 틀에 갖혀서, 바우는 '선택적 함구증'이라는 형태로.... 

"사람들은 누구나 다 가지가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한 소중함은 깨닫지 못하는 것 같다. 흔히 말하는 공기의 소중함을 모르는 것처럼. 사람은 왜 무엇인가 깨닫기 위해서 대가를 치러야만 하는 걸까."...156p

이 세 친구는 서로의 상처를 이해하고, 보듬어줌으로서 각자 성장할 수 있게 된다. 하늘을 바라보며 간절히 소원을 비는 듯한 "하늘말나리"처럼 자기 자신을 사랑하며 각자의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자신이 처한 삶에 당당히 맞서나아가게 된 것이다. 아이들은 엄마나 아빠를 원망하던 마음을 거두고 그들도 부모이기 전에 한 여성, 한 남성.. 더 나아가 한 인간이라는 것을 깨닫고 이해하게 된다. 

세 아이의 각각의 시점에서 각기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는 구조를 취함으로서 더욱 더 아이들을 이해하기가 쉬운 것 같다. 아이들은 이제 막 어린아이에서 조금 자랐을 뿐이다. 하지만 1년 동안 함께 한 추억을 되새기며 앞으로 즐겁고 행복한 생활을 해나갈 수 있게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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