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키고 싶은 비밀 신나는 책읽기 5
황선미 지음, 김유대 그림 / 창비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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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이란... 나 혼자만의 것이기에 비밀이다. 그런데 들키고 싶다니... 하지만 사실 잘 생각해보면 어른이 된 지금도, 들키고 싶은 비밀은 있게 마련이다. 내가 말하지 않아도, 표 내지 않아도 남들이 알아서 알아채주고 나를 보살펴주고 신경써주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마음 말이다. 그것이 바로 "들키고 싶은 비밀"이다. 사랑받고 싶은 마음!

은결이네 엄마는 일을 하신다. 아빠는 치주염으로 자주 아프시다. 형은 컴퓨터 게임에만 빠져있어 은결이는 가족과 대화를 나눌 수가 없다. 자신이 원하는 것은 아주 작은 것뿐인데 자신의 작은 소망은 하나도 이루어지지 않는 것 같다. 부모님의 기대와 사랑은 형에게만 가 있는 것 같고, 형은 은결이를 귀찮아만 하는 것 같다. 그래서 은결이는 찬장 속 엄마의 낡은 지갑 속에서 빳빳한 새 지폐를 꺼내 친구들에게 환심을 산다. 친구에게 먹을 것을 사주고 원하는 장난감을 사주면 적어도 그동안은 친구가 은결이의 옆에 있어주기 때문이다. 은결이의 많은 비밀이 잘 지켜질 수 있을까?

"엄마는 왜 컵이 하나 없는 걸 눈치채지 못할까. 왜 지갑 속을 살피지 않을까. 차라리 엄마가 다 알아 버렸으면. 들켜 버렸으면."...74p

은결이가 가진 짐이 너무나 커져서, 은결이는 사실대로 말하고 싶지만 혼날까봐 두려운 마음 때문에 차마 직접 말할 수는 없다. 그래서 엄마가 알아채고 자신을 혼내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은결이의 마음은 발바닥에 박힌 작은 유리 조각이 주는 고통과 아무도 자신의 존재를 알아주지 않는다는 외로움으로 나타난다. 아주 작은 상처지만 잘 걸을 수도 없을만큼 큰 고통을 주는 유리 조각! 

은결이는 일하느라 바쁘고, 치주염으로 아파서 아이들에게 잘 관심을 보일 수 없는 부모들에게 말하고 싶었을 것이다. 자신을 바라봐주고, 사랑해달라고... 하지만 결국 그 낡은 지갑 속의 돈이 은결이의 롤러 브레이드를 살 돈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은결이는 부모님의 더 큰 사랑을 깨닫게 된다. 

내가 어렸을 때, 나는 참 부모님 말씀을 잘 듣는 아이였다. 그래서 거짓말이라고는 해 볼 생각도 못했다. 내가 거짓말을 하면 아무리 잘 속인다 할지라도 부모님이 다 알고 계실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 지은양은 가끔 거짓말을 한다. 특별히 나를 속이려고 해서가 아니라.... 그냥 귀찮아서다. 그런데 부모인 나는... 그 거짓말을 알아챌 때도 있고, 알아채지 못하다가 나중에 알 때도 있다. 나로선 정말... 내가 한심할 뿐이다. 그저 항상 관심을 가지고 바라봐주고, 사랑해주면 올바로 크겠지.. 하고 무조건적으로 기대할 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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