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4 (반양장)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베르나르 베르베르... 이 남자의 상상의 끝은 어디까지일까? 4권은 지금까지의 진행을 뒤엎는 전환점을 맞이한다. 계속해서 같은 패턴으로 Y게임이 진행되었어도 전혀 지루하지 않았기에, 나는 이대로 이 게임의 승자가 가려질 줄 알았다. 하지만 작가는 거기서 안주하지 않는다. 후보생들, 특히 미카엘 팽송의 내면으로 깊숙이 들어가고 또다른 덫을 준비했으며 조금 더 높은 존재의 등장을 알려준다. 

조금의 악이나 나쁜 것들을 모두 배척하고 평화만을 부르짖는, 약간은 소심해 보이는 미카엘 팽송은 자신의 이념을 실천하고 있는 돌고래족이 계속해서 시련을 받자 괴로워한다. 테오노트들은 자신들이 게임을 하는 의미를 알고싶어하고 여러 가설을 내어놓는다. 그 중 에드몽 웰즈가 얘기했던, "소설 속 인물" 이론이 무척이나 흥미롭다. 자신들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무언가 더 큰 존재에 의해 이 모든 일이 이루어지는 것 같다는 이들의 생각을 가장 잘 뒷받침하면서도 읽는 이로 하여금 또다른 재미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자유 의지"란 무엇일까. 미카엘 팽송은 그것이 무엇이든 그 누구도 자신을 좌지우지할 수 없는 자신만의 선택을 하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이들이 정말로 소설 속의 인물이라면 그것이 가능할까?^^)

4권에서는 잠시 Y게임이 중단되고 그 사이 살신자의 처단과 미카엘의 도주가 시작되며 그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준다. 평화와 사랑을 존중하는 그이지만 언제나 내면에선 자신감이 없고 자신을 하찮게 생각했던 미카엘이 돌고래족의 파멸 앞에서 무언가 다른 선택을 한 것이다. 그는 올림포스산으로 올라간다. 다시는 Y게임을 할 수 없어도, 이제는 앞으로만 달려가는 것이다. 

"나를 불안하게 하는 것은 내 안에 남아 있는 인간의 요소다. 은빛 피의 도움으로 두려움과 욕망의 찌꺼기를 모두 배출해야 한다. 만약 내가 나 자신을 구하지 못한다면 나는 어떤 민족도 구원할 수 없을 것이다. 만약 내가 나 자신을 사랑할 수 없다면 나는 18호 지구에 눈곱만큼의 사랑도 퍼뜨릴 수 없을 것이다. 아프로디테에게 두 번 다시 현혹되지 않기 위해서는 나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 나 자신을 믿어야 한다."...531p

즉, 4권은 그가 Y게임에서 승리하기 위해 더욱 강력해지고 단단해지기 위한 여정이다. 그가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바람처럼 누군가가 나타나 항상 그를 도와준다. 어째서! 그가 주인공이기 때문일까? 역시나 그들은 소설 속의 인물인걸까? 어떤 결론도 함부로 내릴 수가 없다. 조금 추리해볼라치면 작가는 여지없이 반대의 상황을 그려내기 때문이다. 이제 그만하면 됐겠지..하고 생각하면 더욱, 더더욱 의문을 남겨놓는다. 

<모두가 기다리는 이>일 거라고 추측되던 미카엘이 더 높은 곳으로 향하기 위해 이제 아래로 내려올 것이다. 그는 진정 <모두가 기다리는 이>일까? 제우스(이 세계의 모든 가장 높은 신을 대변하는)보다 더 높은 곳엔 누가... 무엇이 있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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