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2 (반양장)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08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게임이 시작되었다. 인류를 만들고 보살피는 일에 "게임"이라는 단어를 개입시키고 싶지는 않지만, 신들도 그렇게 부른다. 144 명의 신 후보자들 중 단 한 명의 신을 뽑기 위한 "Y 게임". 각각의 신 후보생들은 자신에게 배급된 144 명의 한 무리를 가지고 여러 가지 방법으로 조금 더 진화되고 조금 더 발전된 인류를 만들기 위해 애쓴다. 

<신 1>은 바로 이 단계를 위한 포석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신 후보생들이 만들어가는 여러 민족의 발전 단계를 보며 바로 현 지구 인류, 즉 우리의 모습을 비춰 보는 것이다. 이들의 발전 단계는 우리 인류의 역사와 무척이나 비슷한 단계를 밟으며 진화한다. 처음엔 각각의 신 후보생들이 고른 토뎀 동물에서 영감을 얻고 그 동물들이 가진 특성 그대로 진화한다. 씨족 시대를 거쳐 농업을 알게 되고 원시종교가 생겨나게 된다. 신들의 수업이 지구의 역사 진화 단계 그대로 수순을 밟고 있는 것이다. 

신 후보생들이 지구에서 온 자들이라면 그들이 만든 새로운 행성의 문명은 지구의 모습을 닮아갈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자신들이 바라는 유토피아를 자신들이 알고 있는 한도 내에서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성 신 후보생들은 모계사회를 만들기도 하고, 각자의 성격에 따라 공격성이 강하거나 협력성이 강한 부족들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기본적으로 어떤 사회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그러한 단계를 밟을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신의 개입을 떠나 자연발생적인 경쟁을 통해 인류 스스로 발전을 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신>에서는 이 후보생들이 만든 행성의 인류를 통해 그야말로 온갖 세계의 부정과 문제점들을 다루고 있다. <신 1>에서 언급되었던 "거울효과"를 우리에게 보여주기 위함인 것 같다. 이들이 벌이는 진화, 발전, 역사를 통해... 그리고 신들의 강평을 통해 우리는 우리 사회를 조금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이 행성의 인류들만 진화되고 발전되는 것은 아니다. 천사를 거쳐 신에 가까운 존재가 된 신 후보생들도 여러가지 경험을 통해 조금씩 발전해 나아간다. 

"따지고 보면 내 영혼은 진화에 성공한 셈이다. 나는 천사를 거쳐 이 단계까지 올라왔다. 나에게는 친구들이 있고, 추구할 것과 책임져야 할 것과 이루고자 하는 사랑의 꿈이 있다. "...510p
"미카엘, 내가 보기에 네가 지금 겪고 있는 일은 여자들을 통해 깨달음을 얻는 과정의 하나야. 너는 시련을 겪을 때마다 한걸음씩 더 나아가게 돼. 좌절감과 불행을 느끼지만 그러면서 변화하고 더 높은 단계로 나아가는 거지."...514p
"나는 언제나 신이 된다는 것은 모든 권능을 가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신이 된다는 것은 무엇보다 온갖 책임을 지는 것이다."...527p

미카엘은 자신의 부족에게 애정과 함께 책임을 느끼고 있다. 그의 도전은 계속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