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 사라진 릴리를 찾아서,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3-24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3
마이클 코넬리 지음, 김승욱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5월
평점 :
품절


이 책의 장르가 무엇일까... 한참 생각했다. 무언가 으스스한 인상적인 표지를 보고서는 스릴러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읽다보니, 전혀 스릴러스럽지 못했기 때문이다. ^^ 게다가 첨단 과학을 연구하는 주인공의 일은 내가 이해하기에는 너무나 난해한 "나노"의 세계를 다루고 있어 잠깐동안 과학소설일지도 모른다는 터무니없는 생각도 해 봤다. 그래도.... 이 책은 재미있다는 것! 조금은 허술한 듯한 주인공이 살인자로 몰리고, 범인이 무척 궁금해진다는 점에서 틀림없이 이 책은, 추리소설이다! 

연인에게 실연당하고 새로운 아파트에, 새로운 전화를 설치하게 된 헨리는 계속해서 걸려오는 릴리를 찾는 전화에 조금씩 호기심이 생긴다. 그녀는 어디로 사라진 걸까? 멈출 수 없는 호기심으로 그녀의 발자취를 뒤쫒아가던 헨리는 점점 빠져나올 수 없는 사건의 용의자가 되어 간다. 

이 소설의 포인트는 "왜 헨리는 호기심을 멈출 수 없었는가?"하는 점이다. 헨리의 호기심으로 인한 여러 행동으로 그 자신이 릴리의 살인자로 몰리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수사와 사적인 집착의 차이점이 무엇인지도 생각해보았다. 어딘가에 그 둘을 가르는 선이 있을 터였다. 하지만 그 선이 어디 있는지 알 수 없었다. "...81p
"자신이 오로지 릴리 퀸런 때문에 이러는 게 아니라는 사실은 그도 알고 있었다. 그가 이러는 이유는 그보다 더 깊은 곳, 그의 과거와 얽혀 있었다. 그는 자신이 현재와 과거를 교환하려 하고 있다는 것, 옛날에 하지 못했던 일을 지금 하려고 애쓰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85p

그 일이란 건 헨리의 누나와 관계된 일이다. 결국 헨리가 릴리를 찾아 나서게 된 것은 그의 어린 시절에서 비롯된 트라우마 때문이었다. 마지막으로 갈수록 이 소설이 더욱 재미있어지는 점이 바로 이 부분이다. 그의 트라우마를 잘 알고 있는 범인이 그의 행동반경을 계산에 넣어 헨리를 함정에 빠뜨렸다는 점!

주로 주인공들이 이것저것 모두 잘하는 너무나 완벽한 스타일인데 반해, 헨리 제임스는 사건을 풀어나갈수록 더 깊은 수렁에 빠지는 것이 더욱 인간적으로 느껴진다. 그리고 그 깊은 수렁에서도 끝까지 빠져나올 수 있는 추진력을 갖고 있다. 그가 가진 "트라우마"가 사건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가 무척 흥미롭다.

이 소설을 읽는 재미는 마치 공상과학영화에서나 볼 수 있을 듯한 나노과학에 관한 부분이다. 주인공 헨리 피어스가 특허를 신청하려는, 우리 몸 속에서 자체 에너지원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 신 프로세스. 마치 이 소설이 미래과학소설이라고 생각될만큼 무척이나 사실적으로 묘사되고 있는데, 작가의 <감사의 말>을 보면 이 과학이 현재진행형이라고 하니 정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책을 중간쯤 읽었을 때, 갑자기 너무나 범인이 궁금해져서 잠깐 책의 뒷부분을 들춰보았다. 이건 내가 종종 책을 읽으며 하는 행동이고 그 행동으로 지금까지 범인이 누구인지 미리 찾아내진 못했다. 그래서 방심했다. 우씨~~~!!! 딱 펼쳤는데, 보아버린거다, 범인이 누구인지...ㅠㅠ 아아~ 이 실망감... 남은 책을 읽지 말까 어쩔까.. 잠시 고민한 후에, 끝까지 읽어내려갔다. 범인을 알고 있는데도, 전혀 긴장감이 떨어지지 않았던 것을 보면... 역시 이 책은 "읽는 재미"가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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