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약한 녀석이야 작은 책마을 15
황선미 지음, 정유정 그림 / 웅진주니어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부모들에게도, 아이들에게도 인정받는 몇 안 되는 한국의 동화작가, 황선미선생님.
이분의 작품엔 언제나 따뜻한 인간미와 저~ 깊은 곳 숨겨진 나쁜 마음을 콕콕 집어내는 예리함이 있다. 
<<고약한 녀석이야>>는 처음 동화로 쓰여지고, 책으로 출판되기까지 10년이라는 세월을 서랍 속에서 고쳐지고, 다듬어졌다고 한다.
처음엔 우리 주위의 평범한 아이들의 모습을 한 토끼, 여우, 반달곰, 다람쥐 아이들의 이야기였으나... 10년이 흐르면서 남을 속이고, 괴롭히는 "고약한 녀석" 능청이가 주인공이 되었다는 작가의 말을 읽으니, 왠지 이녀석 능청이에게 더욱 정이 간다.

<<고약한 녀석이야>>는 따로인 듯, 하나인 이야기 세 편으로 되어있다.
첫 번째 이야기는 아빠처럼 무엇이든 척척 고쳐내는 꼬마 목수가 되고픈 "반달이"의 이야기.
두 번째 이야기는 건망증 할아버지와 함께 지내면서 이웃과 친구의 소중함을 알아가는 다람쥐 "깔끔이"의 이야기.
세 번째 이야기는 친구들을 괴롭히던 "능청이"가 할머니를 만나고 친구들과도 어울리게 되는 가슴 따뜻한 이야기.

이 모든 이야기에 어떤 식으로든 등장하는 아이가 바로, 너구리 "능청이"이다.
능청이는 길을 잃을까 두려워하는 반달이에게 먹을 것을 요구하며 잘못된 길을 알려주고, 건망증 할아버지의 집을 방문하면 먹을 것을 축내어 깔끔이의 기분을 상하게도 한다. 
하지만 반달이가 하루동안의 외출에서 독립심을 키우고, 깔끔이가 할아버지를 돌보아드리며 이웃의 사랑을 깨달은 것처럼... 떠돌이 능청이는 남에게 해만 끼치는 "고약한 녀석"이지만은 않았다.
그저 친구가 되고 싶어서... 아빠가 돌아가시고 할머니를 찾아가는 길에 도움을 받고 싶어서 한 행동들이 다른 아이들에게는 고약하게 비쳤을 뿐이다.
그런 식으로밖에 행동할 수 없는 사람들이 ... 분명 있다.
우리도 가끔은 새침해지거나 고약해져서 일부러 그런 행동을 한 적이 분명 있지 않을까?
아이들을 잡아간다는 가시덤불로 능청이를 보낸 반달이, 재롱이, 깔끔이, 초롱이도... 결국은 그 무서운 곳임에도 친구 능청이를 찾으러 가는 것을 보면 우리들 마음 속엔 역시 선한 마음이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건망증 할아버지가 벽에 남겨놓은 글씨를 읽을 때엔 눈물이 글썽거리고, 모든 이웃들이 능청이 할머니네 머루로 파티를 벌이는 그림을 보면...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누구나 고약한 마음이 조금씩은 있지만, 역시나 관심과 사랑 앞에선 아무것도 아니다.
사실은... 고약한 녀석은 없다는 사실!^^

 
 

아름다운 그림과 함께 감동적인 글을 읽는 기분은 아이나 어른이나 같을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잘~ 만든 동화책이 있다는 사실에, 무척이나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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