겐지 이야기 1 - 아사키유메미시
야마토 와키 지음, 이길진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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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겐지 모노가타리> 이야기를 한 번이라도 들은 사람이라면... 언젠가 읽어봐야지..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1000년 전에 지어진 방대한 양의 대하소설이라는 점이 그렇겠고, 일본을 대표하는 문학작품인 동시에, 천하의 카사노바 같은 인물인 "히카루 겐지"의 연애담이 가득 담긴 소설이니 말이다. 

3대에 걸쳐 70년 동안 전개되는 이 소설은, 11세기 초 무라사키 시키부라는 궁녀가 쓴 54권의 소설이다. 이 엄청난 양의 소설 속에는 귀족들과 왕가 사람들의 생활상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궁녀가 쓴 글이니 이 소설 속 인물들의 행태에(특히 겐지의 경우..) "이렇게까지.."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으나 어쩌면 그당시 일본 궁정에서는 그런 일들이 허다하게 일어나고 있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겐지는 천황의 아들로 태어나지만, 어머니의 신분이 미천하다는 이유로 신하계급으로 격하된다. 그 누구보다 뛰어난 재능을 가졌음에도 왕가 사람들의 암투와 시기 속에 묻히게 된 것이다. 게다가 이른 어머니의 죽음. 이 어머니의 죽음은 천황과 겐지 두 사람에게 큰 상처를 주고, 두 사람 모두 죽은 이에게서 벗어나지 못하게 된다. 특히 겐지로서는 어머니와 비슷하게 생겨 황후가 되는 후지쓰보 노미야를 사랑하게 되는 운명에 놓인다. 

<<겐지 이야기 1>>은 겐지의 탄생 배경과 후지쓰보 노미야와의 만남, 성장한 후 여러 여성들과의 관계를 보여준다. 겐지가 갖게되는 여성편력은 아마도 어머니의 부재에서 오는 것 같다. 어머니와 같은 사랑을 느꼈던 후지쓰보 노미야를 사랑하는 것과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므로 다른 사랑을 찾아 헤매이는 것. 이런 모습들이 너무나 어처구니없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이러한 겐지의 겉모습 속에 숨겨진 정치적으로 소외된 모습을 발견할 수도 있다.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도 밖으로 드러낼 수 없는 안타까움을 여성을 찾아 헤매며 풀어내려 한 것은 아닐까. 

사실 큰 작품을 만화책으로 읽어 작품 자체를 100% 이해하는 데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고 생각한다. 워낙 방대한 양의 소설이었고 글로는 표현되는 것을 그림으로는 표현해내지 못하는 것들도 있으니 말이다. 그렇기에 만화책 <<겐지 이야기 1>>은 주인공 겐지 자체의 당위성이 조금 떨어지는 듯 보인다.

하지만, <겐지 모노가타리>를 읽는 많은 일본인들이 중도에 포기해버린다는 사실을 알고나면, 일단 만화책으로는 이 3대에 걸친 재미난 이야기를 끝까지는 읽어낼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 붙지 않을까...생각해본다. 작가 자신이 권하듯이 이 긴긴 이야기의 전체 줄거리를 파악하고 나면, 이번엔 소설로서의 <겐지 이야기>를 읽고싶어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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