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순간
가와하라 렌 지음, 양윤옥 옮김 / 지식여행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처음 몇 장을 읽을 때에는 제니퍼 러브 휴잇 주연의 <IF ONLY>가 떠올랐다. (아직 안보신 분이 계시다면 꼭~ 한번 보시길 권합니다.^^ 눈물이 절로 나는, 펑~ 펑 울 수 있는 영화에요. 네이버 평점도 9점이 넘는걸요?ㅋㅋ) 중반이 넘어서며 떠오르는 작품은 요시모토 바나나의 <<키친>> 중 마지막 단편이었던 <달빛 그림자>. 

어떤 한 작품을 읽으며 이렇게 다른 작품들이 계속해서 떠오른다는 건, 이 작품은 그다지 독창적이지 못하다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내내 들었다. <IF ONLY>도 아니고 <달빛 그림자>도 아니지만 무언가 묘하게 비슷한 듯한 느낌. 영~ 찜찜하다. 그렇다고 <<한 순간>>, 이 작품이 영~ 읽지 못할 쓰레기 같은 작품도 아니고... 그저... 어디서 많이 들었던 것 같은 그런 작품이어서 조금 아쉽다. 

자신에게 일어난 "운명"에 대해 갈등하고 대처하는 방식이 각기 다르고, 그것을 옳고 그르다로 표현하지 않고 그대로 각자의 방식이 있다는 것을 쓰고 싶었다는 작가의 말처럼, <<한순간>>에는 어떤 "운명"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는지에 많은 부분을 묘사하고 있다. 주인공 이즈미는 사고로 연인을 잃는다. 그녀의 오빠도 부인을 먼저 떠나보냈다. 이즈미를 도와주는 변호사 마키코는 동생에 대한 죄의식을 짐처럼 지고 살고 있다. 이들은 각자 어떤 식으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 나아가는가.

너무도 사랑했던 이를 떠나보낸 이즈미는 일상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지내왔던 그 모든 것들이, 준이치가 사라짐으로 해서 너무나 소중한 것이 되었다는 것을 느낀다. 그런 세세한 추억 하나하나를 모두 퍼즐처럼 맞추기 위해 사고당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알고 싶다. 그 진실이 얼마나 고통스러울지를 알면서도 준이치에 대한 모든 것을 기억하고 싶어서 그녀는 잃어버린 기억을 되살리려 애쓴다. 그녀가 "운명"에 대처하는 방식은 ... 마주보는 것!

"때로는 그런 고통이나 슬픔이 살아가는 일의 양식이 되어주리라. 가능하다면 평화롭고 온화하게 살고 싶다. 하지만 바라지 않던 무언가가 일어나고 짐이 하나씩 불어날 때마다 아무리 발버둥질 쳐도 그것을 마주하게 된다. 어느새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다. "...191p


부인의 죽음에서 도피만하는 이즈미의 오빠나, 마치 없었던일처럼 생각하려고 노력하지만 결코 잊을 수 없어 괴로워하는 마키코와는 다르게 이즈미는 당당히 맞서보려 한다. 잃었던 기억이 아무리 고통스러워도 그 기억을 되찾고 나서야 퍼즐이 완성된 것처럼...

여기까지였으면.... 정말 더 좋았을텐데...ㅠㅠ 마지막 돌출 사건은... 정말 코미디다. 마치 그동안의 역경을 스스로 이겨낸 이즈미에게, 사실은 네가 살아갈 힘은 그런 기억이나 추억이 아닌 또다른 생명이었다는 것처럼 들리기 때문에 너무나 아이러니다. 하~ 맥이 쫙~ 풀리는 느낌. 10%정도 어긋난 듯한 이 결말에 .... 난 웃음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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