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더기 앤 새로고침 (책콩 청소년)
로버트 스윈델스 지음, 천미나 옮김 / 책과콩나무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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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빨강머리 앤"의 100주년이라고 "앤"의 책이 참 많이도 나왔다. 
그런 앤을 연상시키는 또하나의 "앤". 
표지를 보자! 
표지 속의 여자아이가 입은 옷은 빨강머리 앤이 입었던 옷과 비슷해 보인다.
집에서 만든 칙칙한 색의 옷.
그리고 그녀의 손에 든 인형은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눈에 익은 인형이다.
그런데 이 인형의 이름이 바로 "앤"이다. 
래기디 앤(Raggedy Ann)이라고 불리는 붉은 머리 여자아이의 봉제인형.

마사는 집에서 만든 촌스러운 옷을 입고 다닌다는 이유로 아이들에게 "누더기 앤"이라고 불리며 왕따를 당한다.
다른 종교와는 조금 다른 "의로운 사람들"이라는 교회를 다니는 마사네 가족은 그 누구도 집으로 초대하지도, 방문하지도 않는다.
그래서 마사는 친구가 없다.
친구가 되려면 상호작용이 따라야 하는데, 자신의 집으로는 부모님의 반대로 친구를 초대하지 못하니 저절로 멀어지기 마련이다.
그리고 집으로 친구를 초대할 수 없는 또 하나의 이유.
집 지하실에 '혐오'가 살기 때문이다.

가족이 맏는 특이한 종교와 집안 사정(부모님과 혐오의 존재)때문에 친구가 없는 마사는 언제나 외톨이였다.
스콧이 이사오기 전까지는.
스콧은 대다수의 아이들과 함께 어울려 아무 이유없이 한 아이를 왕따시키는, 그런 어리석은 아이가 아니었다.
스콧과 마사가 친구가 되어가는 과정은 어찌나 흐뭇하고 깜찍한지...
스콧의 존재로 모든 평범한 생활을 포기하며 살던 마사는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한다.

이때쯤 드는 '혐오'에 대한 생각.
'혐오'는 도대체 뭘까. 
처음엔 개나 고양이, 혹은 징그러운 애완동물일 것으로 추측했다.
하지만 이야기가 점점 진행되어 가면서 나는 저절로 끔찍한 상상을 하게 되었다.
정신 이상인 마사의 언니, 메리?
아니면 마사의 동생? 
<청소년 도서>가 이런 끔찍한 내용을 담고 있어도 되는걸까?라고 생각하며 제발... 사람은 아니기를....바랬다.

이 깜찍한 소설은 한번은 마사의 입장에서, 또 한번은 스콧의 입장에서 서술된다. 
그렇기 때문인지 전개가 매우 빠르다. 
정신없이 섬뜩하고 점점 고조되는 스토리.
하지만 분명 이 책엔 아이에서 어른으로 가는 길목의 마사와 스콧이 있다.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고, 정의가 무엇이고 우정과 사랑이 무엇인지 고민하며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대로 행동하려는 청소년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있어 아름답다.
아직 온전한 한 사람의 어른이 아니기에 마사와 스콧은 그들 스스로가 어떤 사건을 해결할 수는 없지만, 분명 그들이 옳다고 생각하는(사랑하는 부모님도 생각하며) 방향대로 이끌어 나아가는 힘이 있다.
혼자가 아니라 둘이어서 가능했을 것이다. 
풋사랑같은 마사와 스콧의 우정이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관계로 만들어가길 바란다. 
힘들 때 힘이 되어주는 친구...같은 관계 말이다.

또한 이야기에 푹~ 빠져 정신차리지 못하고 읽다가 마지막 책장을 덮을, 이 책을 읽는 많은 청소년들도 마사와 스콧이 이 사건들을 통해 어떻게 변화했는지 한번쯤은 생각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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