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살, 소리 내어 읽어라 - 우리 아이 잠재력을 깨우는 낭독의 힘 우리아이 시리즈 2
홍경수 지음 / 21세기북스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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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임신소식을 접했을 때 결심했던 것이 몇가지가 있다. 무뚝뚝하기 이를 데 없는 엄마를 닮지 않은 아이가 태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다른 태교는 몰라도 책을 많이 읽어주고 의도적으로 말을 많이 걸어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아주 친한 사람들과의 대화를 제외하고는 너무나 과묵했던 나는 미친 사람처럼 혼자 중얼중얼거리기 시작했다. 뱃속의 아이를 의식했던 것은 아니었고, 태어날 아이를 위해 미리 연습해 두었던 것인데, 태명으로 부르며 말을 걸었으니 결국 뱃속의 아이와  말을 한 것이 된다. 5개월 무렵부터는 무슨 일이 있어도 하루에, 한가지 이야기가 있는 동화를 아빠에게 읽어주도록 부탁했다.

그렇게 태어난 아이에게 매일 2~3권의 책을 읽어주었고, 6개월 무렵이 되었을 때는 아이가 좋아하는 책과 그렇지 않은 책이 생길 정도로 발전했다. 좋아하는 책은 하루에도 열댓번씩 읽어달라는 의사표현을 했고, 그 권수는 나날이 늘어났다. 그리고 대화. 잘 알아듣지도 못하는 아이에게 의도적으로 이야기를 많이 하려고 노력했다. 처음엔 쑥스럽기도 하고 바보짓 같기도 했지만 어느 순간엔가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다.  우리집에 많은 책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아이는 같은 책을 몇 번씩이나 되풀이해서 읽었고, 나와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대화....지은양은 첫 단어("엄마"가 아닌 가장 좋아하는 "쥬스"였다)를 늦게 뗀 편(만 14개월)이었지만, 불과 3개월만에 완벽한 문장으로 어른들과 대화를 나누었다. 처음엔 "이 아이가 천재인가보다..."라는 모든 엄마들의 오류에 빠져들었으나, 어느 순간 아이가 유난히 "언어"에 재능을 보이는 것은 그동안 내가 노력한 댓가라는 것을 깨달았다.

<<여섯 살, 소리 내어 읽어라>>를 읽으며 다시 한 번 내 교육법을 확인하게 되었다. 아이와 진지하게 대화에 응해주고, 시간을 들여 귀찮아하지 않고 많은 책을 읽어준 것들이 아이에게 믿을 수 없을만큼의 교육 효과와 감정적인 안정을 준다는 사실을 말이다. 내게 슬럼프가 없어던 것은 아니다. 만 3세가 되기 직전, 하루에 3~4시간씩 책을 읽어달라는 아이가 너무 힘들어 한글교육을 시켰으니 말이다. 혼자 읽게 되면 내가 좀 편해지겠지...하는 안이한 생각에서였다. 지은양은 이 책 제목에서와 같은 "여섯 살"이다. 물론 책을 스스로 읽을 수 있고, 다른 친구들에게 동화구연하듯이 읽어줄 줄 알면서도 집에서는 절!대!로! 스스로 책을 읽지 않는다. 꼭~ 내 옆에 앉아 몸을 기대고서는 읽어달란다. 그런 아이가 때론 귀찮고 짜증날 때도 분명 있다. 그래서 때론 다음에 읽으면 안되겠냐고 회유도 해보고, 짜증을 부려보기도 했었는데...... 그런 행동이 아이에게 얼마나 상처를 준 행동이었는지 이 책을 통해 알았다.

그 어떤 사랑 표현보다 아이를 무릎 위에 앉히고(스킨십), 혹은 옆에 붙여놓고 책을 읽어주는 행위가 더 많은 사랑을 아이에게 전해줄 수 있다는 홍경수 PD의 말에 많은 공감이 갔다. "낭독"의 힘(단순히 관념적인 행위가 아니라 몸이 깨어나고 몸에 활력을 주는 적극적인 신체활동...30p)으로 아이뿐만 아니라 책을 읽어주는 부모까지 더 트이게 된다는 사실. 그 어떤 매체를 통해서보다 엄마, 아빠의 말과 책을 통해서 아이들은 더 많~은 것들을 배워간다는 사실을 우리는 분명 알고 있음에도 잘 실천하지 못한다. 이유는 많다. 피곤하다, 힘들다, 할 일이 많다, 바쁘다...하지만 그 어떤 핑계도 아이들이 자라고나면 모두 소용없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다시한 번 깨닫게 된다. 
 
아이들에게 책을 많이 읽혀주어 잘 키우신 분들의 많은 경험담을 통해 조금 더 실전의 "낭독법"을 배울 수 있고, 낭독할 때 궁금해할 것 같은 질문들에 대한 답변을 통해 어떤 식으로 낭독을 해주어야 하는지 잘 설명하고 있다. 각 분야의 분들께서 추천해주신 낭독에 좋은 책들도 정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우리집에서는 책 읽어주기가 이미 일상화되어있어 <<여섯살, 소리내어 읽어라>>에 소개된 "가족낭독회"를 통해 발전시켜볼까 생각중이다. 아이만을 위해 읽어주던 책읽기나 잘 읽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아이 혼자만의 낭독이 아닌, 서로 돌아가며 좋은 글귀를 찾아 읽어주는 모든 가족 구성원 한사람 한사람을 위한 낭독 말이다. 홍경수 PD님의 말대로 아직까지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지 않는 가족이 있다면 이 책을 지침삼아 아이들에게 책 읽어주는 습관을 들이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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